[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경찰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에 관한 검찰 수사 도중 숨진 백모 검찰 수사관의 사망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강제 수사도 검토하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4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수사관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여러 가지 관련된 사안은 조사했지만, 의혹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데 여전히 더 진상을 파악해야 하는 부분이 남아 있다"며 "검찰에게서 돌려받은 휴대전화에 담긴 사망 관련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자료를 입수하고자 하고, 휴대전화 내용을 볼 수 있는 조치를 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검찰과 협의해 일부 자료는 받았지만, 그 자료로만 갖고서는 사망 관련 의혹을 해소하는 데 부족한 것으로 수사팀에선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휴대전화에 담긴 다른 내용을 모두 탐색해서 파악한 후 그것을 토대로 그동안의 단서들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만 사건을 종결지을 수 있다는 것이 수사팀의 의견이라고 보고를 받았고, 그와 관련된 수사상 조치를 절차에 따라 진행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은 사망 관련 자료를 충실히 확보해 여러 가지 의혹을 해소하는 수사를 해야 하므로 검찰 수사와는 차이가 있다"며 "1차적으로 영장을 통해 검찰에서 포렌식한 자료를 가지고 오는 것이 가장 좋고. 그게 안 되면 휴대전화를 다시 여는 방법을 검토해야 하는 등 여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일부 문자와 통화 기록 등 일부만을 제공해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한다"며 "여러 범위를 설정해서 강제 처분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출신 백모 수사관은 지난해 12월1일 서울 서초구의 한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백 수사관은 당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에 황운하 전 대전지방경찰청장에 대한 직권남용 등 고발 사건의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
검찰은 백 수사관이 숨진 다음 날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해 백 수사관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대검찰청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만인 이달 초 해당 휴대전화의 잠금을 해제했다. 경찰은 지난달 24일 잠금이 풀린 휴대전화를 그대로 반환받아 백 수사관의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분석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경찰은 검찰에서 백 수사관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는 받지 못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가 지난 1월16일 오후 청와대의 울산 시장 관련 선거 개입, 하명 수사 의혹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정보화담당관실 전산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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