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재난지원금을 서울사랑상품권으로 수령받으면 자치구 제한없이 서울 전역에서 사용 가능하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모든 시민이 가구당 최대 100만원의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서울사랑상품권, 신용카드, 체크카드, 선불카드 중 하나로 선택해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서울사랑상품권은 재난지원금 지급을 앞두고 자치구 사용 제한을 없애 시민들의 이용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당초 서울시에서 주관한 서울사랑상품권은 지역상권 활성화 취지에 맞춰 자치구에서 예산을 일부 부담해 각 자치구 이름을 앞에 붙여 자치구로 사용처를 제한한다.
하지만, 재난지원금의 지역화폐 지급이 가시화되면서 사용처가 제한적이라 선불카드나 다른 결제수단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국 서울시는 검토 논의를 거쳐 재난지원금에 한해 자치구 제한없이 사용 가능하도록 결정한 것이다.
서울사랑상품권은 제로페이와 연동하기 때문에 소상공인의 결제수수료가 0%대라는 장점이 있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등을 사용하면 결제수수료를 소상공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소상공인에게 돌아갈 몫을 빼앗아 카드사의 수익이 늘어난다. 정부 예산으로 카드사만 배불리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서울사랑상품권을 사용할 경우 별도 결제수수료 부담이 없어 소상공인들이 서울사랑상품권 사용을 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른 지자체처럼 일부 소상공인들이 지역화폐로 결제할 경우 결제수수료를 이유로 웃돈을 요구하는 일이 유독 서울에선 적은 이유다.
앞서 지급된 서울시의 재난긴급생활비의 경우 결제수단으로 서울사랑상품권과 선불카드를 선택 가능했다. 7일 기준 40만6440건, 약 40%에 달하는 시민들이 재난긴급생활비 결제수단으로 서울사랑상품권을 선택했다. 제로페이 결제금액은 하루 50억원을 넘나들 정도로 커졌다.
서울사랑상품권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미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9개 자치구에서 올해 발행 계획분을 소진해 판매를 종료했다. 강남구 등 남은 6개 자치구에서도 절반 이상 팔린 상태로 이 추세라면 상반기 중 올해 발행한 2000억원을 전부 소진한다. 단, 서울시의 재난긴급생활비와 정부 재난지원금은 자체 지원방식이라 소진 여부와 관계없다.
결제실적도 746억원으로 판매액의 45.4%에 달한다. 결제기한이 5년에 달해 시중에 돌지 않고 잠자고 있다거나 익숙치 않아 사용습관을 익히는데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외부 우려를 깔끔하게 불식시켰다. 이미 15% 할인 이벤트가 종료됐음에도 서울사랑상품권을 구매 가능하도록 발행액을 늘려달라는 여론도 상당하다.
서울시는 8일 2차 추경에서 서울사랑상품권 500억원 추가 발행을 확정했다. 발행시기는 이달 중으로 각 자치구와 협의해 자치구별 금액과 구체적인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추가 발행한 500억원도 빠른 소진이 예상되는 만큼 또다시 추가 발행할 가능성도 높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사랑상품권으로 재난지원금을 받으면 서울 어디서나 사용도 편리하고 소상공인에게 결제 수수료도 부담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며 “서울사랑상품권의 인기가 높아 우선 500억원 규모라도 추가 발행을 결정했으며, 향후 더 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시민이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서울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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