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아파트 입주민에게 폭행·폭언을 당한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 경비원이 지난 10일 주민의 갑질에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진 주민을 이번 주에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12일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북경찰서는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진 주민 A씨를 전날 출국금지 조치했다”며 “이번 주 중으로 A씨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고, 조사 후 신병확보 필요성에 따라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최씨는 지난달 21일 주차 문제로 50대 주민 A씨와 다툰 뒤, A씨로부터 지속해서 폭언과 폭행을 당하다 지난 10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최씨는 숨지기 전인 지난달 말 상해와 폭행, 협박 등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소했으며,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북경찰서는 전날 A씨를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주민은 “폭행 사실이 없고, 주민들이 허위나 과장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 경비실 앞에 마련된 고 최모 경비원를 위한 추모 공간. 사진/뉴시스
사건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들도 가해자 처벌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만든 ‘고(故) 최희식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추모모임)은 12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 아파트에서 추모 기자회견을 열고 “고령의 경비노동자는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성도 받지 못한 채 일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이들은 인간으로서 대우받기를 포기한 채 일한다”며 “이번 경비 노동자의 죽음은 개인의 비관이 아닌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은 하루만에 총의 16만명을 넘어섰다. 해당 청원은 12일 오후 5시 기준 16만6000여명이 동의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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