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 확산 2차 위기 대응을 위해 공공의료시스템 재정비가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역 성공모델로 꼽히는 국내 역시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효율적 질병관리를 위한 장기전 대비가 관건이라는 제언이다.
20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코로나19 2차 위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박용진 의원이 경제 혁신과제 논의를 위해 준비하는 의원연구모임 '새로운사회의원경제연구모임'이 주최하는 첫 토론회로 대한예방의학회·한국역학회가 공동 주최자로 참여했다.
경제학자인 우석훈 박사(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대표)가 좌장을 맡았으며,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 이수진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신상도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 교수, 김윤 서울대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이동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유정희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기모란 교수는 현재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 감염병연구소를 비롯한 전문 연구기관 및 인력양성 필요성과 관련법 개정, 건강보험공단을 통한 효율적 예방접종 등을 과제로 꼽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청으로의 격상이 예상되는 질병관리본부 역시 기존 치료 영역을 넘어 예방 분야 관리에도 무게를 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건강보험공단의 예방분야 급여 포함 역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고위험군으로 꼽히는 만성질환자의 경우 국가무료접종 대상자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우석훈 박사 역시 "예방의학 분야가 취약한 국내에서 감염병연구소는 정말 필요한 것 같다"라며 "최근 의료진들이 현장 일선에서 전투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장기화될수록 전쟁으로 끌고갈수 있는 헤드쿼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간호사 출신인 이수진 21대 국회의원 당선인은 혼란스러운 사태 속 부족한 인력과 장비로 대응하는 현장 일선에서 가중되는 격무와 병원 수익성 악화로 인한 무급휴직 강요 등의 부당한 요구를 해소하기 위해 광역시도별 감염병 전문병원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상도 교수는 최근 사태로 혼란스러운 진료 환경 개선을 위한 온라인 대면 진료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만성질환 환자들이 가장 고위험군으로 꼽히지만, 병원을 찾는 과정에서 노출이 빈번해지면 위험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비대면 진료 활성화 어려움의 배경에 과거 대기업이 의료포탈을 활용해 영리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한 원격의료 개념이 존재하는 만큼, 투명한 관련 논의를 통해 안전한 의료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윤 교수는 취약한 요양원 및 요양병원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사망자의 35%가 요양원 또는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만큼, 대량감염 발생시 의료체계 붕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중앙 및 권역 감염병병원의 권한 강화와 재정 지원 근거를 바련하고, 감염병 전담병원의 수익을 뒷받침할 근거 필요성을 제안했다.
효율적 감염병 대비와 대응을 위한 조치 속 자칫 소외될 수 있는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했다. 법학자인 이동진 교수는 과거 사태에 비해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속 개인정보에 대한 공유와 강제성 있는 자가격리 및 격리시설 입소 등에 대한 투명성 강화와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광범위한 개인 정보 공유 등의 사안이 비상 시국에 따라 다소 거칠게 다뤄지고 있는 부분들이 양해되는 감이 있다"라며 "이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장기화 국면을 맞으면, 현재 찬사를 받고 있는 국내 방역 조치가 다른 형태로 되돌아 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19 2차 위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토론회 참석자들이 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