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5월 한 달 동안 절반 이상의 저축은행이 예금 금리를 인하했다. 이번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릴 경우 예금 금리 재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의 한 은행 외벽에 대출관련 안내문이 걸려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26일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이날까지 약 한 달 간 저축은행 79곳 중 46곳이 정기예금 금리를 수정했다. SBI저축은행은 이날 12·24·36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기존 대비 0.1%포인트 인하한 1.8%로 내렸다. 지난 25일에는 키움저축은행이 12·24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낮춰 각각 1.9%, 2.0%의 금리 상품을 선보였다. 웰컴저축은행은 이달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2.0%에서 1.85%로, 24개월 상품을 1.92%에서 1.87% 로로 각각 1.5%포인트 인하했다.
통상 2%대 금리 상품을 선보인 저축은행이 일제히 금리를 낮추기 시작한 데는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시중은행들의 금리 인하로 수신 고객이 저축은행으로 몰릴 경우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떨어졌는데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상태로 영업을 하게 되면 고객이 몰리면서 수신고가 늘고, 수신고가 몰리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조달 비용 대비 예대마진이 너무 높으니까 수지타산이 안 맞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높아진 연체율도 부담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저축은행 연체율은 4.0%로 지난해 말 3.7% 대비 0.3%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통위에서 추가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저축은행 대출 여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예대율 규제로 인해 수신 규모가 쪼그라들면 상대적으로 대출 여력은 감소한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면서 실물경제 위협을 예방 차원의 기준금리 인하를 주문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있다고 밝히면서, 이달 또는 7월 개최되는 금통위에서 0.25%포인트 낮춰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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