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간편결제 앱 '토스' 부정결제 사건으로 회원탈퇴 러시가 이어지면서 제휴카드사로 불똥이 옮겨 붙는 모양새다. 토스를 플랫폼으로 활용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려던 카드사들의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나카드와 토스가 제휴를 통해 선보인 '토스 신용카드' 플레이트. 사진/하나카드
11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 가입 고객 8명의 명의를 도용한 부정결제 발생 이후 회원 탈퇴가 잇따르고 있다. 온라인상에선 토스 탈퇴 문의가 급증하는 등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17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토스와 제휴를 맺고 신규 카드 고객을 유치하려던 카드사들은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곳은 하나카드다. 하나카드는 지난 4월 토스와 협업을 통해 상업자표시카드(PLCC)를 출시한 바 있다. PLCC는 특정 제휴 기업의 자체 브랜드를 사용해 집중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로, 하나카드가 인기 간편결제 업체인 토스와 손을 잡아 관심을 모았다. 무엇보다 올해 말까지 카드 등록 후 전월 이용 조건을 충족하면 3개월간 최대 3%의 캐시백을 매월 10만원 한도 내에서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어 흥행을 예고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PLCC는 미국에서 유행하던 카드 모델의 아이디어를 차용해서 국내에서 선보인 형태"라며 "다양한 고객을 상대로 하는 카드와 달리 니치 고객에 맞춘 혜택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토스에 초점을 맞춘 혜택 설계 방식은 하나카드에 되레 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 제휴카드와 달리 한정된 기업을 대상으로 큰 폭의 혜택을 제공하는 PLCC는 특정 회사의 취약성이 그대로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토스 신용카드'에서 캐시백으로 제공하는 '토스머니'는 간편결제에만 사용할 수 있는 만큼, 탈퇴 시 사용이 불가능하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토스 사태가 제휴 카드고객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의 'toss KB국민카드', 삼성카드의 'Toss taptapS' 등도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뿐 아니라 카드사들이 고객 모집의 새로운 돌파구로 활용하려던 PLCC 모델 자체가 당분간 주춤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카드사들은 카드정보가 불법 유출된 고객들의 부정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카드거래 제한 또는 재발급을 권유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부정사용이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전액 보상할 방침이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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