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타업권과 협업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사 뿐 아니라 핀테크, 유통업체로 계속해서 발을 넓히는 모습이다.
신용카드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9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달 SBI저축은행과 함께 연 6.0% 자유적금 상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 앱에서 만기까지 적금 유지할 경우 기본금리 2.1%를 제공한다. 여기까지는 기존 적금 상품과 차이가 없다. 다만 신한카드를 발급해 일정 금액 사용 조건을 충족한 고객에겐 3.9%의 추가 금리를 부여한다. 두 회사의 혜택을 한데 모아 신규 고객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앞으로도 파트너사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각종 협업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체와의 협업 폭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8년 현대카드와 '이베이코리아'가 손잡고 내놓은 상업자표시카드(PLCC) '스마일카드'가 흥행한 뒤, 특정 고객을 겨냥한 상품이 느는 추세다. 신한카드는 이달 '11번가'와 내놓은 PLCC를 신한은행 '예금 상품'과 연계해 선보였다. 3개월 만기 정기 예금 상품 가입하되 PLCC 발급 고객에게만 최대 연 3.3% 금리를 제공함으로써, 세 업체 동시에 신규 고객을 늘릴 수 있도록 상품을 설계했다.
경쟁자로 부상한 핀테크 업체와 카드사의 제휴도 눈에 띄는 점이다. 토스 등 핀테크 업체 플랫폼에서 카드 발급이나 결제가 늘면 장기적으로는 금융 플랫폼 주도권이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카드사는 이 같은 우려보다 시장점유율 방어를 우선으로 여기고 있다. 이에 따라 다수의 카드사는 토스 앱을 통해서 발급 시 5~10만원가량의 통신비 또는 현금 캐시백 등을 추가로 제공한다.
하나카드는 최근 토스 이용 고객을 겨냥하는 PLCC '토스 신용카드'를 출시했다. 이용 실적 및 조건을 충족하면 한도 내에서 토스머니를 캐시백으로 제공하는 등 토스 앱에 최적화된 혜택을 제공한다. 또 신한·KB국민·삼성·씨티카드 등은 카카오뱅크와 제휴카드를 선보였다. 일부 대출 등에서 영업 항목이 겹치더라도, 인터넷은행의 편리성과 인기 캐릭터 디자인을 강점으로 젊은 층의 고객을 확보한 카카오뱅크의 강점을 카드사들이 높게 산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 관계자는 "페이사 등 핀테크 업체와 당장 제휴를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경쟁상대로서 호랑이 새끼를 키우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면서 "하지만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 제휴를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