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은 과거 예능 불모지나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TV조선은 신흥 예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SBS ‘동상이몽’을 연출한 서혜진 PD를 영입한 TV조선은 ‘맛’ 시리즈로 불리는 ‘아내의 맛’, ‘연애의 맛’으로 변혁을 시도했다. 이후 중장년층의 전유물이었던 트로트를 통해 다시 한 번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이로 인해 TV조선하면 트로트가 자연스레 떠오르게 한다.
이를 바탕으로 TV조선은 ‘사랑의 콜센타’ ‘뽕숭아 학당’을 추가로 내놓았다. 두 프로그램 역시도 기본 베이스가 트로트다. 두 프로그램은 TV조선에서 독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상파 프로그램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TV조선이 트로트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자 타 방송사 역시 발빠르게 트로트 장르를 주제로 한 예능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TV조선의 트로트 프로그램만큼 인기를 끌지 못했다. SBS 예능 프로그램 ‘트롯신이 떴다’ 역시 방송 초반 15%대의 시청률에서 최근 7%대 시청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반면 ‘사랑의 콜센타’는 1회 방송보다 시청률이 하락했음에도 최근 방송 분이 1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뽕숭아 학당’의 경우 13%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다가 최근 방송 분이 14.3%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인기를 끄는 예능 프로그램이 등장하면 유사 예능 프로그램이 쏟아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여행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 때도, 먹방 혹은 쿡방 예능 프로그램 때도 유사 프로그램이 쏟아져 시청자들의 피로감을 높여왔다. 하지만 결국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프로그램은 딱 두 가지다. 가장 처음 했던 프로그램이거나, 아님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프로그램이거나.
오디션 프로그램을 예로 들면 가장 많이 언급되는 프로그램 ‘슈퍼스타K’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장을 연 프로그램으로 이후 유사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왔다. 배우, 댄서, 아나운서마저도 오디션으로 뽑기도 했다. 육아 프로그램의 경우는 현재까지 방송 중인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다. ‘아빠 어디가’를 시작으로 육아, 가족 예능이 본격화 되면서 각 방송사에서 유사 예능 프로그램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건 ‘슈퍼맨이 돌아왔다’ 뿐이다.
나영석 PD의 경우 ‘1박2일’ 속 복불복 게임으로,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시리즈, ‘신서유기’ 시리즈, ‘알쓸신잡’ 시리즈 등 자신만의 시그니처 예능 프로그램 만들어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타 방송사에서 유사 프로그램을 내놓을 수 없는 나 PD만의 고유성을 갖는다. 김태호 PD 역시 마찬가지다. 김 PD의 대표 예능은 누가 뭐래도 ‘무한도전’이다. ‘무한도전’은 종영을 한 뒤에도 여러 케이블 채널을 통해 꾸준히 재방송이 될 만큼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그 뒤에 내놓은 ‘놀면 뭐하니’ 역시 음악과 예능의 결합이라는 김 PD만의 예능 문법이 녹아 있다.
예능 프로그램은 시간이 지날수록 시청자들의 관심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인기 있는 콘텐츠를 활용한 유사 예능 프로그램들은 결국 탄탄하지 못한 기획력으로 만들어진 사상누각과 같다. 그렇기에 부실한 기획력을 스타를 섭외하는 방식으로 돌려 막다가 결국 프로그램이 폭삭 무너져 내리기만 할 뿐이다.
반면, 나영석 PD와 김태호 PD의 경우 자신만의 시그니처 예능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다양한 변주를 보여주고 있다. 마음껏 프로그램을 실험해보고 펼쳐볼 판이 탄탄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또한 TV조선의 경우 TV조선의 고유 시청자 층에 대한 정확한 이해, 그리고 누구도 돈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트로트 장르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현재의 TV조선하면 트로트 예능이라는 간판을 만들어 낸 셈이다. 그렇기에 기존의 고유 시청자와 그 시청자를 사로잡을 트로트의 결합이 시너지를 일으켜 시그니처 예능 장르가 탄생한 것이다.
놀면 뭐하니 신서유기 미스터트롯 삼시세끼. 사진/MBC TV조선 tvN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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