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의 경영 키워드로 '토털 밸류(Total Value)'를 제시했다. 재무 성과는 물론 고객 신뢰와 같은 사회적 가치, 일하는 문화까지 모두 포괄하는 총체적인 기업가치를 키워야 한다는 주문이다.
최태원 회장은 23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0 SK 확대경영회의'에서 "우리가 키워야 할 기업가치는 △재무성과·배당정책 등 경제적 가치 △지속가능성·ESG(환경·사회·지배구조)·고객신뢰와 같은 사회적 가치 △지식재산권·일하는 문화와 같은 유·무형자산을 모두 포괄하는 토털 밸류"라고 말했다.
매년 6월에 열리는 이 회의는 SK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여 한 해 핵심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날 회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및 7개 위원회 위원장과 주요 관계사 CEO들이 참석했다. 이외 임원은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화상으로 회의를 참관했다.
23일 경기도 이천 소재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0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 사진/SK그룹
이날 최 회장은 관계사 CEO들에게 "시장, 투자자, 고객과 소통해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자신만의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일방적인 지시나 전달이 아니라 '스토리텔러'가 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CEO들이 중장기 비전(되고 싶은 나)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거둔 경제적 성과를 시장에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고, 신뢰를 얻어야 모두가 공감하는 스토리가 완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소통을 중요시하는 최 회장의 평소 경영 철학을 반영한 주문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해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각 계열사 직원을 대상으로 100번의 '행복토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날 최 회장의 주문에 SK CEO들도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관계자는 "앞으로 CEO들은 △자본시장의 평가를 중심으로 하는 파이낸셜 스토리 △사회문제도 해결하는 사회적 가치 스토리 △친환경 비즈니스를 접목한 ESG 스토리 등 자신의 경영 환경에 맞는 여러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면서 총체적인 기업가치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각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혁신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에너지·화학 분야에서는 전통적 에너지 산업 비중은 줄이고 친환경 사업에 더욱 주력하기로 CEO들이 뜻을 모았다.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DT) 등 4차산업 핵심 기술에 대한 테크 리더십을 확보하는 방안과 글로벌 선두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조대식 의장은 "글로벌 선진 기업은 고유의 강점을 내세워 신성장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신생 스타트업은 획기적 신기술로 높은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반면 SK는 기존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유망사업을 발굴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빠르고 과감하게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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