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정부가 ‘묶음 할인판매 규제’라는 오해를 샀던 '재포장 금지 제도'의 세부 지침 마련을 위해 산업계와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협의체를 꾸렸다. 업계 의견 수렴과 대국민 공청회 개최를 통해 적어도 10월까지는 세부지침 최종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는 재포장 금지 제도의 세부지침에 대해 산업계, 소비자단체 등 현장 의견을 면밀히 수렴하기 위한 분야별 협의체를 발족한다고 9일 밝혔다. 협의체는 10일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재포장 금지 제도는 대형마트 등에서 이미 포장돼 생산된 제품을 다시 포장해 제조·수입·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회용품 등 불필요한 포장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게 원래 목적이나 ‘1+1’처럼 판촉·가격할인을 위해 포장된 제품을 묶어서 추가로 포장하는 건 금지한다는 규정으로 논란이 됐다.
분야별 협의체는 △식품 제조업 38개 기관 △기타 제품 제조업 22개 기관 △유통업(온·오프라인) 14개 기관 △소비자단체 10개 기관 등 4대 분야별 84개 기관으로 구성됐다.
우선 협의체는 재포장 금지 제도 세부지침에 관한 각 분야의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 역할을 수행한다. 운영 기간은 올해 8월 초까지다. 유관 협회는 필수로 참여하고, 개별기업은 참여 희망업체를 모두 포함한다.
다음 의견조정 단계에서는 산업계, 소비자단체, 전문가 등 각 분야 대표성을 가진 기관·단체가 참여하는 확대 협의체를 운영한다. 확대 협의체는 취합된 각 분야 의견을 토대로 9월 초까지 세부지침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후 환경부는 세부지침안을 국민에 공개하고 9월 말에 '대국민 공청회'를 개최한다. 공청회 이후, 10월 중에는 재포장 금지 세부지침 관련 국민 여론조사도 실시할 에정이다.
재포장 금지제도는 3개월의 업계의 적응 기간을 거쳐 내년 1월부터 본격 집행된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폐기물의 처리가 사회적 문제로 크게 부각된 엄중한 현실에서 불필요한 포장 폐기물의 발생을 줄이기 위한 재포장 금지는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분야별 협의체 구성·운영을 통해 현장의 의견을 청취함으로써 재포장 금지 제도가 원활히 시행돼 본연의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 앞에서 녹색연합, 녹색미래 등 환경단체 회원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 유통업체의 포장 제품 재포장 금지 제도 즉각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