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음주운전 차량에 새벽 마라톤대회 참가자들 3명이 사망하자, 주최 측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새벽 시간에 마라톤 대회를 무리하게 강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FUMK)은 9일 새벽 4시 마라톤대회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연맹 관계자는 "'체크포인트'(CP) 컷오프 시간이 4시 30분이었는데 사고를 당한 주자들은 조금 일찍 들어와 쉬고 체크포인트를 출발하는 순간 음주운전차량에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사고 지점은 체크포인트에서 불과 500여m 떨어진 곳이었다.
9일 새벽 3시 30분경 경기도 이천에서 마라톤대회 참가자 3명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시스
시야 확보가 어려운 이른 새벽에 소규모 마라톤 행사를 진행 한 것에 대해 이 관계자는 “매일 새벽에 출발하는 것은 아니고 당일 일정에 따라 다르다”라며 “체크포인트가 총 11개 구간으로 나눠져 있는데 오늘은 새벽에 출발을 했고, 참가자들은 안전장비를 확인한 후 출발했다”고 해명했다.
사고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음주 운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한편, 마라톤대회 주최측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날 SNS 등에서는 '1차적인 잘못은 음주운전자에게 있지만, 새벽에 보호차량 없이 마리톤을 한 것도 문제다’, ‘동튼 새벽도 아니고 새벽 3시에 마라톤을 진행한 주최측의 안이함이 문제다’라는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이들은 부산시 태종대에서 경기 파주시 임진각까지 달리는 ‘2020 대한민국 종단 537km 울트라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이었다. 지난 5일 오전 6시 태종대를 출발한 참가자들은 오는 10일 오후 1시까지 임진각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피해자 B씨 등은 이날 마라톤 코스 곳곳에 설치된 체크포인트에서 안전장비 등을 점검하는 등 휴식을 취하고 다시 달리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를 당했다.
당시 B씨 등은 막대 모양의 시선 유도봉을 각자 등에 장착한 채로 도로 가장자리를 달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차량은 이들을 뒤에서 그대로 들이받았으며, 당시 해당 지점을 지나던 마라톤 참가자는 이들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A씨를 상대로 음주 측정을 한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운전면허 취소 수준(0.08%)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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