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비서 2차 가해 본격 수사…사이버수사팀 지원(종합)
사망 경위 파악 위해 전 비서실장 소환 조사
2020-07-15 11:45:29 2020-07-15 11:45:29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경찰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전 비서가 추가로 고소한 2차 가해 행위에 대해 인력을 늘려 수사에 돌입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피해자 A씨가 제출한 2차 가해 관련 사건에 대해 사이버수사팀 1개팀을 지원받아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지난 14일 A씨를 불러 조사했다. 
 
A씨는 변호인, 여성단체가 지난 13일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기 전 인터넷에서의 신상털기와 비난 등 2차 가해 행위를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특히 박 전 시장이 실종된 후 온라인에서 A씨 고소장이란 제목으로 퍼진 글과 관련해서도 유포자 처벌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A씨의 대리인 김재현 변호사는 "인터넷에서 고소장이라며 떠돌아다니는 그 문건은 우리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문건이 아니다"라면서 "문건 안에는 사실상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서울지방경찰청에 해당 문건을 유포한 자들, 2차 가해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해 처벌해 달라고 고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A씨는 박 전 시장이 "셀카를 찍자"면서 신체를 접촉하고, 퇴근 이후에도 음란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8일 오후 4시30분쯤 강제추행 등 혐의로 고소하고, 9일 오전 2시30분쯤까지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후 박 전 시장에 대해 9일 오후 5시17분쯤 가족의 실종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의 대대적인 수색 작업이 이뤄졌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은 10일 오전 0시1분쯤 서울 북악산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서울특별시장으로 5일장이 진행됐으며, 박 전 시장은 13일 발인 후 고향인 경남 창녕군 부모 묘소 옆에 안치됐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박 전 시장의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이날 오전 고한석 전 비서실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고 전 실장은 박 전 시장이 실종 전 마지막으로 만난 인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 전 실장을 상대로 한 조사와 함께 통화 내용 등 수사를 거쳐 박 전 시장 사망 경위에 대한 단서를 확보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재직 시 측근이고, 변사 사건 수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조사해야 할 사람"이라며 "주변 인물들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전 실장은 지난 4월7일 임명됐으며, 박 전 시장의 사망 이후 면직됐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차려졌던 박 전 시장의 빈소에서 유언장을 공개했다. 
 
경찰은 박 전 시장 사망 경위 파악을 위해 서울북부지검 검사의 지휘로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절차는 변사와 관련된 내용으로 유족과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통화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통신영장 신청 등 과정도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통신 수사 역시 변사와 관련된 내용으로만 한정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장례가 끝난 다음 날인 지난 1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에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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