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신주는 질문 말라"…추미애, 통합당에 강하게 맞대응
대정부질문 첫날, 수사지휘권 등 놓고 공방…양당서 고함·야유 빗발
2020-07-22 17:34:42 2020-07-22 19:56:21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21대 국회의 대정부질문 첫날은 야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날선 공방 속에 고성과 언쟁으로 얼룩졌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법무부 입장문 유출 논란을 집중 거론하며 추 장관을 비판했고, 추 장관도 각종 현안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포문은 김태흠 통합당 의원이 열었다. 김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추 장관에게 성추행으로 피소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김 의원이 "왜 주무 장관으로 이 사건에 왜 침묵하는가"라며 "장관이 아들 신상 문제에 대해서 더이상 건드리지 말라고 아주 세게 말씀하시던데 이럴 때 아들 문제처럼 강력히 대처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추 장관은 자신의 아들을 거론되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이 사건 질문과 제 아들을 연결하는 그런 질문은 바람직하지 않다. 질의에도 금도가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추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겁박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질문이 겁박이라면 사실과 다르고 총장이 수사의 공정성 중립성을 침해하기에 불가피하게 장관이 직무상 지휘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추 장관은 김 의원이 '페이스북에 본인이 핍박의 주인공이라 표현하면서 공정과 정의를 거론했는데 핍박의 주인공은 윤 총장이 아니냐'고 묻자 "윤 총장이 수사팀을 흔들려 했던 것은 언론 보도에 적나라하게 났다"고 맞받아쳤다.
 
추 장관이 유출 의혹을 받고있는 법무부 입장 초안의 '수명자(법률 명령을 받는 사람)' 용어를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김 의원은 앞서 최강욱 의원이 페이스북에 '수명자'라는 단어가 들어간 법무부 입장문 초안을 올렸다가 문제가 된 사안을 지적했다. 김 의원이 수명자란 표현을 자주 사용하느냐고 질의하자 추 장관은 "법률용어로, 법전에 있는 말"이라며 "남자인 최 의원은 수명자라는 말을 쓸 수 있고 나는 여자라 쓰지 못하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김 의원의 '부끄럽게 생각하라'는 말에도 "구체적으로 지적해달라"라며 "모욕적 단어나 망신 주기를 위한 질문은 삼가 달라"고 했다.
 
추 의원과 김 의원 사이에 고성이 오가자 본회의장도 소란스러웠다. 민주당 의원들이 김 의원의 발언에 항의하자 김 의원은 회의장을 향해 "이래서 이 정권이 뻔뻔하다고 하는 거다. 좀 듣고 있으라"고 소리를 질렀다. 통합당도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추 장관의 발언과 여당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박병석 국회의장석까지 나와 항의했다. 여야간 갈등이 격해지자 박 의장이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최근 공개된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대화 녹취록을 언급하며 추 장관의 입장을 묻는데 집중했다. 또한 수사지휘권 발동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검사장 회의를 소집한 점과 나경원 통합당 전 의원 등 일부 인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추 장관을 엄호했다.
 
통합당에서는 추 장관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성중 의원은 "대정문질문인데 민주당 의원의 질의가 추 장관의 인터뷰 하는 자리인지 모르겠다"며 "이 자리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까지 거론할 자리는 아니다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을 대하는 정부와 여권의 태도를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통합당에서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박 전 시장을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른 것에 대해 문제 삼았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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