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세계적으로 선박 배출가스, 평형수에 대한 규제가 강화하는 가운데 현대미포조선이 친환경 선박을 개발하며 관련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차세대 친환경 선박 개발을 위해 해운사, 선급 등과 협력을 도모하며 시장 내 입지를 다져갈 계획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는 오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에는 70%까지 저감하기로 했다. 선박 온실가스도 2050년까지 50% 줄인다.
해양 대기환경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화석연료를 사용할 경우 목표 달성이 어렵다. 장기적으로는 화석연료를 탈피해 암모니아, 수소 등 대체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이같은 변화에 현대미포조선은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친환경 선박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미포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엔진메이커 만에너지솔루션즈(MAN Energy Solutions), 영국 로이드선급(LR)과 암모니아추진선 공동 개발 프로젝트(JDP)를 수행하고 있다.
조선소는 암모니아 추진시스템에 대한 기본설계를 맡았다. 엔진메이커는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엔진에 대한 개발과 제원을 결정, 로이드선급은 설계에 대한 적합성과 위험성 등을 검토했다. 최근에는 로이드선급으로부터 암모니아추진선에 대한 선급 기본인증서(AIP)를 받기도 했다.
현대미포조선, 만에너지솔루션즈, 로이드선급 관계자들이 암모니아추진선에 대한 선급 기본인증(AIP) 수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는 주력 건조 선종인 5만톤급 PC(석유화학제품운반선)선에 암모니아추진 시스템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PC선은 원유운반선과 달리 최대 13개의 화물칸(카고탱크)이 모두 독립돼 있다. 다양한 연료를 실을 수 있어 이중연료 시스템 적용에도 용이하다. 현대미포는 2025년 암모니아추진선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에 매진할 예정이다.
해양 생태계 교란 막는 평형수 배출 차단
친환경 선박 개발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대기오염뿐만 아니라 해양 생태계 개선을 위해 평형수(Ballast Water)를 배출하지 않는 컨테이너선도 개발한다.
최근 현대미포와 고려해운, 한국선급(KR)은 '최소평형수' 개념을 적용한 18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공동 연구에 나섰다. 평형수는 선박의 균형을 잡기 위해 배안에 채우는 바닷물이다. 선박 안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해양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IMO 모든 선박에 평형수처리장치(BWTS) 설치를 의무화 했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LNG벙커링선. 이 선박엔 평형수 배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사진/현대미포조선
이런 가운데 현대미포가 평형수 배출을 최소화하거나 원척적으로 차단하는 기술 개발에 나선 것이다. 전 선종에 이 기술이 적용되면 향후에는 BWTS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진다.
특히 현대미포는 이미 지난 2018년 평형수를 배출하지 않는 7500입방미터(CBM)급 LNG벙커링선을 건조해 인도한 바 있다. 선미에 위치한 선원 거주구를 앞으로 이동해 선수와 선미의 흘수(선체가 물 속에 잠기는 깊이) 차이를 최소화했다. 또 배의 밑바닥 기울기인 선저경사(Deadrise)를 활용해 평형수 주입, 배출없이도 복원성을 확보했다.
선종은 다르지만 이미 상용화 경험이 있는 만큼 컨테이너선에 적용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미포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에 대비해 미리 차세대 연료추진선을 개발하고 있다"며 "기술 인증, 실증 등을 위해 선급, 선사 등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