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을 방조한 의혹에 대해 경찰이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그동안 시장 비서실 동료 직원 등 10여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피해자 A씨가 성추행 피해를 주장한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번 주에도 계속해서 나머지 참고인 등에 대한 조사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특히 A씨 측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대상과 의혹에 대해 모두 조사할 방침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22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A씨가 지난 4년간 인사담당자를 포함한 20여명에게 성추행과 관련한 고충을 호소했지만, 묵인 또는 회유성 발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참고인 조사가 마무리된 이후 경찰은 전직 비서실장 등 피고발인들에 대해 소환 여부와 일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 16일 고한석·오성규·김주명·허영 등 역대 서울시장 비서실장과 서울시 행정1부시장 출신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을 업무상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17일 고발인 조사와 함게 이 사건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2차 피해와 관련해서는 고소인의 진술서라고 지칭된 문건의 온·오프라인상 유출 또는 유포 경위에 대한 수사와 악성 비방 게시글 수사 등으로 나눠서 진행하고 있다.
우선 문건의 오프라인상 유포에 대해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현재 3명을 입건해 관련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관련 문건을 최초로 온라인상에 올린 2명도 특정해 어디에서 자료를 받았는지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악성 댓글에 대해서는 관련 글들이 올라왔던 4개 사이트를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압수영장을 집행해 게시자와 댓글 작성자를 특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2차 피해 가해자들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다.
A씨는 변호인, 여성단체가 지난 13일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기 전 온·오프라인상의 신상털기와 비난 등 2차 가해 행위를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냈다. 박 전 시장이 실종된 후 온라인에서 A씨 고소장이란 제목으로 퍼진 글과 관련해서도 유포자 처벌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가세연 운영자에 대한 시민단체의 사자명예훼손 고발 사건과 관련해 지난 21일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고소권자인 유가족의 고소 의사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거나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다.
가세연은 지난 10일 오후 '현장출동, 박원순 사망 장소의 모습'이란 제목의 라이브 방송에서 박 전 시장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을 언급해 논란이 됐다. 이에 적폐청산연대는 14일 가세연 진행자들이 방송 중 박 전 시장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했다면서 경찰에 고발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전 비서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를 비롯한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의 모처에서 열린 2차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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