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 사태 속 국내 보건산업 수출액 성장에 진단제품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수출 규모 증가는 물론, 전체 보건산업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크게 늘리며 존재감을 키웠다.
30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의료기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한 23억달러(약 2조7576억원)을 기록했다. 전 세계적 코로나19 확산세에 국산 진단제품들의 해외 수요가 급증한 것이 배경이 됐다. 진단용시약과 진단키트 등의 수출은 의료기기 부문에 포함돼 집계된다.
진단제품의 폭발적 성장세는 의료기기 수출 상위 10개 품목에서 두드러진다. 진단용시약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186.3% 증가한 3억7000만달러에 달하며 전체 의료기기 수출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수출 비중 순위가 18위였던 점을 감안하며 고무적 증가다. 해당 성과는 기존 수출 양대 산맥으로 꼽히던 초음파영상진단기기와 임프란트 등 기타 품목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2%, 18.5% 감소해 한 계단씩 순위가 하락한 점과 비교할 때 더욱 도드라진다.
여기에 2분기 들어 다수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수출에 나선 진단키트까지 가세하며 진단제품의 활약은 더욱 빛나고 있다. 3월 이후 미국은 물론 브라질, 인도, 이탈리아 등 수출국가를 173개국으로 확대하며 지난해 상반기 대비 507.4% 증가한 7억3000만달러(약 8720억6000만원)의 수출액을 달성했다.
상위 10개 수출국 기준으론 현지 수출에 제한이 생긴 중국(-28.9%)과 규모가 소폭 감소한 독일(-1.7%)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수출액이 증가했다. 진단제품 수요가 높은 브라질(249.1%)과 이탈리아(101.3%), 아랍에레이트(148.5%), 인도네시아(82.3%)에서의 증가율이 눈에 띄었다. 이에 따라 전체 의료기기에서 진단제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31.4%로 커졌다. 지난해 상반기 비중이 6.3% 불과했던 데 비해 5배 가량 존재감이 커진 셈이다.
이 같은 진단제품 활약에 전체 의료기기 관련 업체 실적도 성장세를 보였다. 1분기 상장 의료기기 업체 77개사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5% 증가하며 의약품(20.5% 증가), 화장품(5.6% 감소)에 비해 준수한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진단키트 대표사로 꼽히는 씨젠과 랩지노믹스는 각각 201.4%, 74.1%의 폭발적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수혜를 거뒀다.
업계는 진단제품 수출이 2분기 더욱 활발해진 만큼 상반기 전체 증가분 반영시 타 제품군과의 격차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 역시 진단제품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신종 감염병 외에도 헬스케어시장에서 빠른 진단에 대한 요구도가 높아지고 있어 다양한 진단검사기기들의 성장이 예상되며, 진단기술과 제품 기술력을 인정받은 국내 진단용시약 및 제품의 수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화물을 적재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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