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 많죠. 이미 문 닫고 휴업에 들어간 곳도 많아요.”
20일 방문한 서울 남대문시장의 한 칼국수 집은 50년 전통이란 간판이 무색할 정도로 손님이 없었다. 평소 평일 점심이었으면 방문객으로 북새통을 이뤘지만 이 곳 역시 코로나19 재확산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식당 종업원 A씨는 “외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인근 회사 직원들이나 타지 관광객들이 많이 왔는데 요즘은 이마저도 없다”면서 “남대문시장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얘기 때문에 사람들이 오기를 꺼리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20일 남대문시장 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정등용 기자
남대문시장은 지난 9일 케네디상가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다. 이후 인근 대규모 상가인 중앙상가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중구청과 남대문시장상인회는 상가 전체에 방역 작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상인 5만여명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데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시장 곳곳에는 문을 닫은 점포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상인회에 따르면 코로나19와 최근 폭우 기간을 거치면서 이곳 상가 세 곳 중 한 곳은 폐업했다.
남대문시장에 옷 가게를 운영 중인 B씨는 “사람들 인식이 참 무섭다”면서 “전통시장은 비위생적이라는 편견이 있다 보니 코로나 사태에서 우리 전통시장이 더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하소연 했다.
특히 최근 지역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수해가 잇따르면서 코로나 피해에 대한 관심도 덜해졌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부자재 상점을 운영 중인 C씨는 “저번에 박영선 장관이 왔을 땐 플래카드도 걸고 기대감이 컸다”면서 “이럴 때 한 번 더 와주시면 참 감사할 것 같다”고 개인적인 바람을 전했다.
실제로 소상공인 정책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 장차관의 최근 현장 행보는 수해 지역 전통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박 장관이 지난 18일 전남 구례군 구례5일시장과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를 찾은 가운데 강성천 차관은 18일 대전 태평시장과 13일 경기도 안성 죽산시장, 일죽시장을 각각 방문했다.
산하기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조봉환 이사장도 지난달 31일 대전 태평시장으로 가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장급 인사 누구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남대문시장을 찾지 않으면서 이 곳 소상공인들의 서운함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수도권 소재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피해 상황을 집중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일 방문한 남대문시장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문을 닫은 상점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사진/정등용 기자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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