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러시아 온라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1년 만에 화웨이에 1위를 내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온라인 마켓을 강화한 화웨이에 밀린 탓이다. 또 미국 제재로 해외 시장 활로가 막힌 화웨이가 아직 반미 정서가 남은 러시아에서는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러시아 온라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4%로 1위 화웨이(35%)에 11% 뒤진 2위에 자리했다. 3위 샤오미(22%)와 격차도 2%에 불과해 2위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애플(8%)과 오포(2%)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2분기만 해도 러시아 온라인 스마트폰 시장 1위는 화웨이(35%)에 근소하게 앞선 삼성전자(36%)였다. 당시 샤오미(13%)와 애플(7%)과도 격차를 벌리며 시장을 이끌었지만, 불과 1년 만에 처지가 바뀌었다. 화웨이가 1년 동안 점유율을 유지할 동안 삼성전자는 12%가 떨어졌다.
순위 변화의 가장 큰 이유는 온라인 위주로 재편 중인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온라인 플랫폼 접근이 쉬워지면서 온라인 판매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해 기록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러시아의 온라인 스마트폰 판매는 올해 2분기 전년 동비 대비 56% 성장했다. 특히 2분기 동안 전체 시장의 32%를 차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만 해도 온라인 시장은 전체의 15% 수준이었다.
이로 인해 러시아 온라인 마켓에서 꾸준히 입지를 구축한 화웨이가 수혜를 입었다. 화웨이는 서브 브랜드 아너 시리즈 등이 러시아 온라인 플랫폼 판매를 주도하며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A51이 온라인 채널 판매 1위 모델에 올랐으나 아너 시리즈로 무장한 화웨이에 밀렸다. 강력한 오프라인 채널 판매(74%)를 바탕으로 전체 스마트폰 매출에서 선두를 달린 애플은 온라인 시장에서는 약세를 이어갔다.
한편 미국의 제재로 해외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웨이는 막대한 온·오프라인 판매망을 토대로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46%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러시아 소비자 행동을 변화하게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라며 "여전히 소비자들은 온라인 스마트폰 판매를 선호한다. 디지털 결제 시스템 도입으로 앞으로 온라인 채널 판매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