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파업, 정부 '강경모드' vs 전공의 '사직서 제출'
업무개시 명령에 맞불 '강대강' 대치
복지장관 법적조치 불가피 강조
최대집 '개원의 연대' 호소
2020-08-27 17:03:40 2020-08-27 17:59:34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해 정부가 압박수위를 높이자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집단행동에 나서며 맞대응했다. 정부와 의료계 간 입장차 역시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파업 장기화에 따른 의료공백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7일 서울 중구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열린 대학병원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최종적으로 여러 차례에 걸친 정부의 중재안을 거절했다"며 "이에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업무개시명령 등 필요한 법적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전날 20개 병원 전공의 35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서를 발부한 데 이어 이날 주요 병원의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방문해 휴진한 전공의의 복귀여부를 점검했다.
 
윤 반장은 "미복귀 시 고발조치할 계획"이라며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며 면허정지나 취소 등의 행정처분이 가능하다"고 재차 경고했다.
 
정부는 또 현재 수도권 병원에 발령한 업무개시명령을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도 예고했다.
 
윤 반장은 "최근 환자 발생이 수도권 외 지역으로도 확산되는 추세임을 고려해 현재 수도권에 한이 발령한 업무개시명령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정부는 이번 집단휴진이 의사들의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한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전날공정거래법 위반 신고 등의 조치를 취했다.
 
정부와 의료계 사이의 강대강 대치가 연일 계속되면서 이날 인턴·레지던트 등 수련의로 구성된 대전협 소속 전공의 상당수는 사직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전협은 희망자에 한해 사직서를 내는 '제5차 젊은의사 단체행동'을 오전 10시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실제 신촌 세브란스의 경우 응급의학과 전공의 29명 전원이 사직을 제출하기도 했다.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이날 오전 의협 유튜브 채널인 'KMA-TV' 출연해 "정부는 대화를 하자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현재 서로의 신뢰가 많이 깨져 있는 상태"라며 "앞으로 의료계가 어떻게 나갈지 고민하고 의사 일을 하는 게 맞는지 결정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해 5차 계획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전협은 전날에 이어 내일에도 24시간 동안 연락 가능한 모든 휴대기기를 끄고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두 번째 '블랙아웃(Blackout) 행동지침'을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최대집 의협 회장은 개원의들의 휴진율이 저조하자 이날 대회원 서신을 통해 파업 동참을 호소했다. 최 회장은 "정부가 업무개시명령과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조처로 우리를 압박해오고 있다"며 "의협을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전국에 휴진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3만2787곳 중 2926곳(8.9%)으로 10%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날 정오 기준 휴진한 3549곳(10.8%) 대비해서는 623곳 줄어들었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 정부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의 2차 총파업이 이틀째 이어지고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한 전문의가 의과대학 정원확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을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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