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운항을 중단했던 컨테이너선이 속속 운항을 재개하고 있다. 계절적 성수기에 들어서며 물동량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복량 증가에도 운임이 덩달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1일 프랑스 해운 분석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17일 기준 글로벌 컨테이너선 계선율이 4.1%, 96만9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를 기록했다. 계선율은 전체 선박 중 운항하지 않고 육지에 정박 중인 선박을 나타내는 비중이다.
계선율은 연초 6.1%로 출발했다가 3월 코로나19 여파로 10.6%까지 치솟았고 5월 말에는 11.6%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계선 규모는 272만TEU에 달할 정도로 높았으며 척수로는 무려 551척이 운항되지 않고 해상에 떠 있었다.
그래픽/최원식 디자이너
특히 주로 대형 컨테이너선이 운항을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5월 계선된 551척 중 7500TEU급 이상은 131척에 달했다.
계선율은 계절적 성수기인 3분기에 들어서면서 떨어졌다. 7월 들어 6.6%를 기록하며 연초 수준을 웃돌았고 이달 초에는 5.1%로 떨어졌다. 8월 중순이 되자 계선율이 4.1%까지 하락하며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계선 규모가 100만TEU 아래로 떨어진 것도 올해 들어 처음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아직 팬데믹 영향이 있지만 미주 노선은 물동량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스위스 선사 MSC는 원양 노선에 선박을 추가로 투입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운반할 물량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주목할 점은 선복량 증가에도 고공행진하는 운임이다. 해양수산개발원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 21일 상해발운임지수(SCFI)는 1183.7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작년 동기 대비 300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미서안 항로와 미동안 항로 운임도 FEU(40피트 컨테이너)당 3440달러, 3953달러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 관계자는 "운임 상승은 선박 부족 우려 등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며 "계절적 성수기로 PSS(피크시즌서차지)도 부과되고 있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운임이 하락한다고 하더라도 과거와 같이 바닥을 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 불황이 절정에 달했던 2016년 유럽 노선 운임이 TEU당 200~300달러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앞으로 양상은 다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선사들이 선복 조절로 운임 인상을 시도했고 이 전략이 잘 작동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운임이 예전처럼 바닥을 기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