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이흥구 대법관 후보자는 2일 "국가보안법 위반 경험으로 근로자나 사회적 약자의 삶과 사회현상을 더 잘 이해하게 돼 편견 없는 재판을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저의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 때문에 정치적 편향을 우려하는 분들이 있음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1985년 서울대 재학시절 학생운동을 하다 '민주화추진위원회(민추위) 사건'으로 구속돼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이후 1990년 32회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국보법 위반 1호 판사'로 임용돼 화제가 됐었다.
그는 "구속돼 강압적인 수사를 받으면서 조사자와 피조사자 모두의 인격이 극단적으로 무너질 수 있음을 알게 됐다"며 "수사기록을 형식적으로 확인할 뿐 피고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재판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깨닫게 됐다"고 회고했다.
또한 자신이 속했던 '우리법연구회'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단체인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내가 아는 우리법연구회는 재판의 독립과 바람직한 재판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학술모임"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법원의 신뢰는 재판의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지키는 공정하고 투명한 재판, 충실한 심리에 기초한 성심을 다하는 재판을 통해서만 회복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면서 "사회적 약자의 정당한 이익을 수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은 이 후보자의 위장전입 의혹 등 부동산 문제를 집중 공략했다. 이 후보자는 서면 답변서에서 "후보자와 자녀들이 2005년 8월17일부터 2005년 12월12일까지 실제 주거지와 달리 처가에 주민등록을 둔 것이 맞다"면서도 "경위에 대해 정확히 기억하진 못하지만, 경제적으로나 교육 등에 관해 어떤 이익을 얻은 것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흥구 대법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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