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홍콩 고등학교 교과서에 적혀있던 ‘삼권분립’ 내용이 삭제돼 논란이 일은 가운데 중국 정부가 홍콩에서 삼권분립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천명했다.
8일 신랑망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산하 홍콩사무판공실은 전날 대변인 명의로 낸 담화를 통해 “홍콩 정치 체제가 ‘삼권분립’을 실행한다는 말은 잘못된 것으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판공실은 “헌법과 (홍콩)기본법을 바탕으로 홍콩은 중앙에 직속된 지방행정구로써 일종의 지방정치 체제의 속성을 가진다”며 “홍콩의 헌법적 지위는 개별 주권 국가와는 당연히 달라서 완전한 주권 국가임을 전제로 한 삼권분립을 실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판공실은 또 “홍콩에서는 수장인 행정장관이 주도적이고 핵심적 지위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전제로 행정부와 입법부가 서로 견제하며 사법부 또한 독립적 재판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사진/뉴시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최근 홍콩에서 삼권분립에 관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나왔다.
지난 1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현지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삼권분립에 관한 기술이 삭제되면서 논란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홍콩의 삼권분립을 부정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캐리 람 행정장관은 “홍콩이 삼권분립이 아니라 행정이 입법과 사법을 상회하는 권한을 지닌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파는 중국이 홍콩통치를 더욱 확대한다는 증거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앞서 6개 출판사에서 나온 8종의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홍콩의 정치 체제를 ‘삼권분립’으로 기술한 내용이 삭제되거나 수정됐고, 일부 교과서에서는 톈안먼 민주화 운동 등 시위에 관한 내용도 삭제됐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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