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14일 치러지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당선이 유력하다. 집권당인 자민당 총재가 국회에서 총리로 지목되는 만큼 아베 총리의 후임으로 사실상 스가 장관이 내일 확정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스가는 아베의 '오른팔'로 불리는 인물로, 악화하는 한일관계에 있어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전망이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14일 총재 선거를 열고 새 수장을 뽑는다. 자민당 새 총재는 오는 16일 임시국회에서 총리에 지명된다. 사진은 이번 총재 선거에 입후보한 (왼쪽부터)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사진/뉴시스
일본 집권 자민당은 14일 총재 선거를 열고 지난달 28일 사임을 표명한 아베 총리의 후임 수장을 뽑는다. 스가 관방장관을 비롯해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과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등 3명의 후보가 나왔지만, 자민당 7개 파벌 중 5곳의 지지를 받은 스가의 당선이 일찍이부터 예견됐다. 이에 선거 결과에 대해선 누가 총재가 될지보다, 과거 1차 투표에서 지역 대의원의 압도적 지지로 아베를 제친 적 있는 이시바와 기시다 중 누가 2위를 할지가 '관전 포인트'라는 얘기도 나온다.
스가 관방장관은 지난 8일 소견 발표에서 "아베 총리가 추진해온 것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일본 내각에서 관방장관은 정책을 조정·조율하고, 2014년 5월 신설된 내각 인사국을 통해 중앙정부부처 고위 관료 인사권에도 관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다. 아베 총리의 정책 결정에도 스가의 영향이 강하게 미쳤다는 의미다.
이에 새 총리가 탄생해도 아베 정권이 견지해온 정치·경제·외교 등 정책에서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거란 게 중론이다. 갈등으로 치닫는 한일 관계 역시 긍정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실제 스가 장관은 "1965년 청구권 협정이 한일관계의 기본"이라는 강경론을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일본 정계에서는 스가 장관이 총리 지명 이후 오는 10월 말~11월 초 의회를 해산하고 선거를 다시 열어 국민 신임을 얻으려 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로서 새 총리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 1년이지만, 선거를 다시 열면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14일 치러지는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당선이 유력하다. 사진/뉴시스
진창수 세종연구소장은 13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위기 관리 내각'의 성격이 강해 우선 빨리 안정을 시키기 위해 선거를 열 것"이라며 "선거를 하고 나서도 첫 우선순위는 경제"라고 짚었다. 또 "(스가는) 외교에 대해 한 번도 뭔가를 해본 적이 없고 외교는 거의 '문외한'이라 스스로 한일관계에 대해 의지를 갖고 뭔가를 하겠단 생각은 '제로'일 것"이라면서 "오히려 한일관계에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뭔가 제안하지 않는 한 한일관계가 변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피해 배상, 수출 규제, 지소미아 등 현안은 스가도 관방장관으로서 중요한 관여를 해온 것으로서 기존 방침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입장을 내놓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조 교수는 "당장은 큰 틀의 변화를 주지 않겠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아베 정권과) 차별성을 두고 독자적인 모습을 내놓으려 할 것"이라면서 "일본 측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한국이 무엇을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올해 개최할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새 일본 총리가 만나게 될 텐데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이 되는 지점"이라며 "새로운 정권과 한일관계를 새롭게 해보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양자 정상회담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스가 장관이 14일 자민당 총재로 선출되면 16일 임시국회에서 총리로 지목된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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