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한·일 양국이 비즈니스 목적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상호 면제하기로 하면서 일본 하늘길 확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내 항공사들은 지난해 불매운동에 올해 코로나19까지 이어지면서 도쿄(나리타), 오사카 외에는 항공기를 띄우지 않고 있다.
6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은 기업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서로 면제하는 '기업인 특별입국절차'를 오는 8일부터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제도는 단기 출장자에 적용하는 '비즈니스 트랙'과 장기 체류자를 위한 '레지던스 트랙' 두 가지로 나뉜다. 비즈니스 트랙의 경우 일본 초청 기업이 작성한 서약서와 활동계획서를 주한 일본대사관이나 총영사관에 제출해 비자를 받은 후 입국하는 방식이다. 이를 이용하면 일본 입국 후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여행자 보험 가입 등 특별 방역 절차를 거쳐야 한다.
레지던스 트랙 입국자의 경우 활동계획서는 내지 않아도 되지만 14일간 격리는 해야 한다. 주재원 등 특정 목적의 비자를 받으면 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나리타·오사카 증편 기대
이번 합의가 성사되면서 양국은 7개월 만에 상대국에 대한 빗장을 풀게 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외국인 입국 제한을 확대해왔는데 3월부터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한국을 포함해 모든 외국인 입국을 금지해왔다. 당시 일본이 기습적으로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을 강화하면서 우리나라도 장기 체류자를 제외한 일본인 입국을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입국 제한까지 강화되면서 한·일 하늘길은 급격히 얼어붙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9월 일본을 오간 항공 편수는 1만8973편으로 전년보다 80% 급감했다. 여객 수 또한 217만명에 그치며 작년보다 86% 줄어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 항공사들은 나리타(도쿄)와 오사카 외에는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나리타, 오사카 노선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만이 항공기를 띄우고 있으며 이외 티웨이항공, 에어부산은 일본 노선을 아예 운항하지 않고 있다. 이중 아시아나항공은 입국 금지 완화와 관계없이 오는 25일부터 나고야, 후쿠오카, 하네다 노선을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국적사들은 이번 조치를 지켜본 후 일본 노선 증편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나리타와 오사카가 관광 수요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비즈니스 도시라 기업 수요도 적지 않다"면서도 "상황을 지켜본 뒤 증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아시아나항공 발권 창구. 일본이 외국인 입국 제한을 강화하며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빗장 푸는 지구촌…"여행은 아직"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전보다 주춤하면서 일본을 비롯해 세계 각국은 해외 입국자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는 추세다. 한국 출발 승객에 대한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는 코로나19 초기 150여개국에서 약 70개국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각국 정부는 우선 비즈니스 목적 입국자에 대한 빗장부터 풀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사실상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상황으로 외국인 전면 입국 금지를 풀고 거류증이 있는 외국인은 별도 비자 신청 없이 중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거류증이 만료된 사람도 중국 대사관에 비자를 신청하면 입국할 수 있다. 다만 14일간 지정 시설에서 격리되며 코로나19 검사도 받아야 한다.
베트남도 앞서 한국 기업인 자가격리 기간을 14일에서 6일로 축소하고 지난달 말부터 항공 운항도 재개했다.
다만 여행 목적 방문객에 대한 입국 요건은 대부분의 국가가 여전히 까다롭다. 한국 외교부도 지난 3월 발령한 '특별여행주의보'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해외여행 취소나 연기를 권고할 수 있는 수준의 조치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도 입국 제한 해제에도 여행 목적 탑승객이 많은 도시 운항 재개는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국적사 관계자는 "일본이나 중국 지방 소도시의 경우 노선을 연다고 해도 수요가 있을지 미지수"라며 "여행 노선 재개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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