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터미널, 랜드마크로"…서울 터미널 개발 '한창'
'개발할 땅 부족'…서울 특성상 노후 교통인프라 개발 필요성↑
상봉터미널 위시로 5개 터미널 개발 사업 본격화
장기간 공사에 따른 주민갈등·건설업황 등 변수 고려
2024-10-11 16:15:35 2024-10-11 18:25:40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지은 지 30년 이상 된 서울의 노후 터미널을 개발하는 사업들이 속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노후 교통 인프라 시설을 주거, 편의, 문화시설 등으로 바꾸는 것이 사업의 기본 방향인데요. 새로 개발할 땅이 부족한 서울 사정을 고려하면 이용 수요가 감소하는 노후·유휴 부지 개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의견이 대세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사업장들이 최초 개발 추진 시점으로부터 최대 20년 이상 지난 곳도 있습니다. 그만큼 사업 추진에 많은 장애물이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계 불황도 길어지는 만큼 시 당국과 민간 사업체 모두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꼼꼼한 계획을 세워 사업을 추진해야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주요 터미널 개발 사업 현황. (그래프=뉴스토마토)
 
상봉터미널, 서울 주요 터미널 개발 사업 선도 역할
 
11일 업계에 따르면 개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서울 시내 노후 터미널은 상봉터미널, 동부화물터미널, 동서울종합터미널, 양재화물터미널, 서부트럭터미널 등 5개에 이릅니다. 
 
이 중 상봉터미널이 가장 먼저 개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중랑구 상봉동 83-1번지 일원에 위치한 상봉터미널은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올 하반기 착공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난 1985년 개장한 상봉터미널은 한때 경기 북부와 강원도를 연결하는 노선을 독점하며 서울 동북부 핵심 교통허브 역할을 해왔습니다. 다만 일대 경의중앙선, 지하철 7호선 등 철도 개통과 시설 노후화로 이용객 감소를 겪으며 개발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상봉터미널을 재개발 이후 지하 8층~지상 49층, 공동주택 999가구 등 주거시설과 함께 판매·문화·근린생활시설을 포함한 복합시설로 거듭날 예정입니다. 
 
시행사인 신아주그룹 관계자는 "상봉터미널을 38년간 운영해 온 기업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중랑구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조성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주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며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와 적극 협력해 미래 지향적인 도시 공간을 제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동서울터미널, 임시 터미널 부지 놓고 '지자체·사업주체 vs 주민' 갈등
 
상봉터미널에 이어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위치한 동서울종합터미널 현대화 사업도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동서울종합터미널은 서울시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서울 대개조'의 선도사업의 일환입니다. 동서울종합터미널은 여전히 서울 동부지역 교통의 핵심 허브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재개발 후에도 기존 터미널의 역할은 유지합니다. 다만 그 기능을 지하로 옮기는 것이 핵심입니다. 
 
지하 1~3층에 터미널을 조성한 후 지상 1~4층에는 다양한 판매 시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 계열 부동산 개발 업체인 신세계프라퍼티가 사업주체인 만큼 판매시설에는 스타필드도 들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광진구 구의동에 위치한 동서울종합터미널 모습. (사진=뉴시스)
 
동서울종합터미널 현대화 사업은 현재 지구단위계획을 입안하는 단계인데요. 광진구청과 신세계프라퍼티가 공사 기간 사용할 임시 터미널 부지를 인근 구의공원 지하로 제안한 것을 두고 일부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갈등 해결이 반드시 선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서부트럭·동부화물·양재화물터미널도 사업 본격화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서부트럭터미널은 부지 10만4244㎡ 면적을 개발해 지하 7층~지상 25층 규모의 물류·유통·상업 기능을 제공하는 종합시설과 대단지 아파트를 새로 짓습니다. 거대 도시첨단물류단지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서부트럭터미널이 위치한 신정동은 최초 터미널이 개장하던 40여년 전과 현재의 모습이 가장 많이 바뀐 곳 중 하나입니다. 목동부터 이어지는 양천구 최대의 주거단지로서 향후 일대 재건축도 추진되고 있는데요. 때문에 높은 개발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양천구 신정동 소재 서부트럭터미널 전경. (사진=뉴시스)
 
지난해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와 서울시의 사업승인을 받아내면서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착공 후 2028년 준공이 목표입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터미널 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동대문구 장안동에 위치한 동부화물터미널은 내년 초 건축허가를 받고 착공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이곳에도 공동주택 500여가구와 업무·문화시설 등이 포함된 복합 주거·오피스 단지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양재화물터미널도 올해 2월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을 본격화했습니다.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8만6000㎡ 면적에 지하 8층~지상 58층 규모 복합시설을 짓는 사업인데요. 아파트와 오피스텔, 호텔, 백화점, 상가와 함께 스마트 물류센터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전문가들은 서울 내 노후 교통 인프라 시설 재개발 사업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최근 건설업 불황 여파 등을 고려한 세심하고 꼼꼼한 설계와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더 이상 개발할 곳이 많지 않은 서울 특성상 이용수요가 감소한 노후 교통 인프라 시설 재개발 사업은 꼭 필요하다. 터미널마다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교통 요지에 입지한 시설인 만큼 노후도를 개선해 시민들이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다만 2년 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본 PF 전환의 어려움, 공사비 상승에 따른 건설업계 불황 등을 이미 경험했기에 향후 발생할 다양한 변수와 위험 요소에 대비하는 꼼꼼하고 세심한 계획 수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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