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국토교통부와 경찰이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수사본부를 꾸리기로 했습니다. 극한의 갈등을 빚고 있던 정치권도, 정쟁을 중단하고 사태 해결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소방구급대원이 사고 여객기를 수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사고는 구조된 2명을 제외하고, 181명 탑승자 대부분 사망한 걸로 추정되는데요. 지난 1997년 대한항공 801편 괌 추락 사고(사망자 228명) 이후, 한국 항공사가 연루된 '최악의 항공 사고'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합동수사본부는 조류 충돌 여부, 랜딩기어 등 기체 결함 등을 종합적으로 수사한다는 방침입니다. 국토부는 사고 항공기의 2개 블랙박스 중 비행기록장치를 수거했는데요. 운송기록장치도 현장 상황에 따라 추가 확보해, 사고 원인 을 확인할 계획입니다.
현재로선 조류 충돌로 인한 '랜딩기어 미작동'이 사고 원인으로 꼽힙니다. 무안공항 관제탑이 '조류 충돌'을 경고한 지 1분 후 사고기 기장 '메이데이' 신호를 보냈다는 게 국토부 설명입니다.
다만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까지,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지난 2013년 아시아나항공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사고(2명 사망·181명 부상)의 원인 조사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11개월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여야는 29일 각각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무안 여객기 추락 사고 수습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고 수습, 진상 규명, 유가족 지원 등 종합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TF 위원들과 함께 광화문에 있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권 권한대행은 이튿날인 30일 사고 현장을 방문해, 의견을 청취하고 유가족들을 위로 방문할 예정입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는 같은 날 오후 2~3시께 전국위원회에서 임명 절차를 마친 뒤, 무안 현장을 방문합니다.
권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긴급대책회의를 마친 뒤 "이러한 국가적 비상사태에서, 주요 부처 장관의 공백이 대단히 안타깝다"며 "여야가 정쟁을 멈추고, 사태 수습에 전력을 다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민주당도 '항공 사고 대책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대책위 산하엔 상황본부·사고수습지원단·유족지원단 등 3개의 기구가 설치돼 각각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현재 이재명 대표는 전남 무안군으로 이동 중입니다. 전남도당에 마련한 상황본부로 이동해 직접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정부 지원 방안을 챙긴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사고 수습을 고려해 당장 사고 현장을 방문하진 않고, 추후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는 오는 30일 전남도당 상황본부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엽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중심이 돼서 이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며 "정치권은 정부를 도와주고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는 '권한대행 탄핵 등으로 사고 수습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민국이 그동안 쌓아온 시스템이 있고, 그 시스템은 건재하다"며 "리더십만 제대로 발휘한다면, 시스템은 안정적으로 작동할 거라 본다. 우리나라의 대형사고 수습 능력을 믿는다"고 했습니다.
그는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최대한의 지원·협력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은 신속한 수습과 애도의 시간을 갖기 위해, 오는 30일 하루 동안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을 순연하기로 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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