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좌담)"이재명도 마찬가지…개헌으로 가야"
"정치 실종 상태…양보와 협치 필수"
"영도자 아닌 조정자 역할 지도자 필요"
2025-01-01 14:02:42 2025-01-01 14:06:42
[뉴스토마토 박진아·차철우·유지웅 기자, 김유정·김태은 인턴 기자] 2025년 을사년,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정치 원로들은 한목소리로 '통합과 안정'을 주문했습니다. 지난해 여야의 극단 대립으로 정치 양극화가 지속되면서 정치 실종의 이유가 컸는데요. 정치 원로들은 정치 실종의 상태에서 여야의 양보와 협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특히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차기 대통령의 조건으로는 유연함, 즉 '소통'을 꼽았는데요. 현재의 정치 체제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누가 차기 대통령이 든 '제2의 윤석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 원로들의 중론입니다. 때문에 한국 정치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승자 독식의 현행 소선거구제 개편은 물론, 궁극적으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기 위한 개헌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본지는 1일 새해를 맞아 △정헌철 헌정회장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정치 원로들에게 올해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차기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에 관한 의견을 구한 뒤 좌담 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극단 대립 정치 지속…'정치 실종' 상태 "
 
-지난해 정치권은 다사다난했던 혼돈의 연속이었습니다. 2024년 한국 정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정대철 헌정회장=기본적으로 정치가 정쟁 상태만 지속됐습니다. 한마디로 '정치 상실', '정치 실종'이었습니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정치가 사라지고 정쟁만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극단적으로 대립의 정치가 지속됐고, 근래에 와서 더 심해졌습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지난해 국회는 갈수록 더 극한 대립으로 치달았습니다. 우리나라는 'K-컬처(문화)' 등 다른 것은 다 잘하는데, 모든 것을 정치가 발목 잡았습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정치적 안정'이라는 것을 누려본 적이 없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정치적 안정을 별로 누려본 일이 없긴 합니다.
 
"서로 이해·인정 부족…한국 정치 고질병" 
 
-'정치 실종'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정대철 헌정회장= 원인이 4가지로 분석합니다. 우선 서로 다를 수 있고 다르다는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이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국민과 정치인 사이에서 이러한 이해와 인정이 굉장히 부족했다고 봅니다. 두 번째, 진영 논리 간에도 서로 이해가 부족했습니다. 보수는 진보를, 진보는 보수를 서로 보지 않았습니다. 내가 없어지면 저쪽에서 들어설 수 있다는 대안세력으로 보호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었습니다.
 
세 번째는 힘의 논리를 너무 빨리 썼습니다. 여당은 툭 하면 대통령 거부권, 야당은 탄핵권 등 너무 빨리 힘의 논리를 썼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 책임제 아래 대통령의 책임이 크게 있습니다. 대통령이 궁극적으로 상생, 협치, 통합의 정치를 만들어가야 할 책임이 있는데, 이런 것을 하지 않았습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현재의 양당제 아래에서는 너무 극단적인 세력들한테 끌려가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민 통합도 저해하고 타협의 정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정치 이해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치의 고질병입니다.
 
"여야, 지혜 가져야…선거구제 개편·개헌 필요"
 
-아직 한국 정치가 갈 길이 멉니다. 새해 2025년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대철 헌정회장=우선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힘의 논리는 가능한 자제하고 서로 경청하고 대화하며 설득·조정해야 하는 책임을 가져야 합니다. 민주주의를 뿌리 깊게 내리는 일, 양극화를 극복해서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일,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해 궁극적으로 언젠가는 평화 통일을 이뤄내는 일 등 시대적 소명을 갖고 정치에 임해야 합니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여야가 각 부분에 있어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생각하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각자 완고하고 극단적 대결을 하고 있는데, 여야가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생각하는 여유와 함께 상대방의 의견을 귀담아 듣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우선 선거제도가 좀 바뀌어서 다당제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양당제 아래에서는 타협의 정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양당제 하에 현행 대통령제로는 나아갈 수 없습니다. 37년이 지난 87년 체제인 제6공화국 헌법을 개정해 국회에서 선출한 총리와 대통령이 서로 권한을 나누는 등의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정치적 안정부터 필요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정치적 안정입니다.
 
"소통은 기본…민주주의 훈련 된 지도자 나와야"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차기 대통령의 조건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정대철 헌정회장=민주주의를 어떻게 바로 세워야 할 것인가에 고민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또 국내총생산(GDP) 끌어올려 경제 성장을 비롯해 양극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극복하는 데 앞장설 사람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남북 관계에서 평화 통일을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구체적으로 제안을 제시할 수 있는 지도자가 돼야 합니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아직 차기 대통령을 말할 단계는 아니라고 보지만, 대쪽 같은 정치인이 필요한 때입니다. 유연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어려웠던 시절에는 영도자로서의 대통령을 원했지만, 지금은 조정자로서의 대통령이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 각 분야, 각계각층의 이해관계를 잘 조정해 내는 그런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소통이야 기본적으로 필요한 덕목이고요. 여태까지 등장하는 사람마다 민주주의 훈련이 잘 안 된 사람들이었습니다. 민주주의 훈련이라는 게 사실 어려서부터 학교에서부터 쌓아가는 것이지요. 우리나라는 그런 부분에서 잘 안되다 보니 권력을 잡은 사람이 권력을 독점하고, 무리하게 행사했습니다. 한국 민주주의가 성숙해 가는 과정에서 치러야 할 진통이라고 봅니다. 이제는 민주주의 훈련이 된 사람이 나와야 합니다. 
 
 
지난달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2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국무총리(한덕수) 탄핵소추안 의결정족수 관련해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과 김용만 민주당 의원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차철우·유지웅 기자, 김유정·김태은 인턴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건 사실임 아무리 좋은 대통령이 나온다한들 그 다음 대통령이 에러면 모든게 물거품되는 지금 시스템으로는 답이 안나오긴하지. 3대 권력 개혁은 물론이고 노동, 교육, 연금, 의료 등 국가를 전체적으로 체질 개선하긴해야함

2025-01-02 13:07 신고하기
0 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