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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영끌에 가계빚 사상 첫 GDP 추월
한은,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2020-12-24 14:16:16 2020-12-24 14:16:16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가계신용이 사상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생활자금 대출에다 부동산 투자에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3분기 말 기준 명목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101.1%로 1년 전보다 7.4%포인트 높아졌다. 가계가 진 빚이 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넘어섰다는 의미로, GDP 대비 가계빚 비율이 10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계신용은 주택 매매·전세 관련 대출이 크게 증가한데다 생계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됐다. 
 
3분기 가계부채는 1682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0% 늘어나며 지난해 4분기 이후 증가세를 확대하고 있다. 항목별로 보면 3분기 말 가계대출은 1585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0% 증가했고, 판매신용도 온라인 거래 확대 등으로 전년동기대비 6.0% 늘어나며 지난해 4분기(6.3%) 수준에 이르렀다. 
 
3분기 이후에도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 모두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10~11월 은행, 상호금융 등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31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 규모(15조원)를 크게 상회했다. 
 
대출 유형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3분기 말 890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2% 증가했다. 이는 주택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영향 때문이다. 최근 들어 20~30대 등 청년층의 주택 자금수요가 확대됐다. 기타대출은 695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8% 늘어났다. 이는 금리 하락 영향과 함께 생활 자금 수요 증가의 영향이다. 
 
한은은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등 자영업 업황 부진과 전반적인 고용사정 악화 등으로 가계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은 관계자는 "낮은 금리 수준, 원리금 상환유예 등 각종 금융지원 조치 등의 영향으로 아직까지는 신용위험이 현재화되지 않고 있다"며 "향후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소득여건 개선이 미약할 경우 취약가구를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늘어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24일 부동산 투자 영향으로 3분기 말 기준 명목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101.1%로 1년 전보다 7.4%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도심 모습. 사진/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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