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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몸살과 혼동 쉬운 대상포진
5년만에 34% 급증…방치하면 합병증 유발
2015-09-08 11:36:34 2015-09-08 11:36:34
김모(63)씨는 최근 허리를 펴지 못할 정도로 가슴과 등이 욱신거리는 증상을 느꼈다. 스트레스와 무리한 탓에 단순 근육통으로 생각하고 등에 파스를 붙여보기도 했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자 등에 작은 물집이 생기기 시작했고 통증이 심해 옷을 입고 벗기도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악화됐다. 내과를 찾은 김씨는 뜻밖에 대상포진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상포진 환자는 지난해 64만8200여명으로 2010년(48만3500여명) 대비 34% 증가했다. 연령별 환자 통계를 보면 40대 이상 중년층 이상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실제, 40대 16%, 50대 26%, 60대 18%, 30대와 70대가 나란히 12% 비중을 각각 나타났다.
 
최근에는 성별과 연령대 구분 없이 대상포진 환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운동 부족,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와 수면습관, 과로와 지나친 음주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20~30대 환자들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20~30대 환자도 19%의 비중을 차지한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를 일으켰던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성인이 된 이후에 다시 활성화되면서 나타나게 되는 바이러스 질환이다. 즉, 과거에 수두에 걸린 적이 있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한 사람에게서만 생긴다. 성인이 돼서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흔히 발병한다.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화되는 중장년·노년층에서 주로 많이 발생하는 이유다.
 
대상포진은 초기에 열이 많이 나거나, 오한과 근육통이 느껴지고 설사를 하는 등 감기몸살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때문에 단순 몸살 증상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대상포진은 증상이 심해지면 통증이 매우 심해지고 발병 부위에 따라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바이러스가 신경을 따라 이동하다가 눈 주변에 대상포진이 생기면 안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노인층에서 흔하며 대상포진이 눈을 침범하는 경우는 전체에서 10% 정도에 달한다. 눈의 통증, 각막염, 녹내장을 비롯해 심하면 시력 저하 또는 상실이 일어난다. 바이러스가 얼굴의 안면신경을 침범하면 통증, 근육약화, 안면마비 등을 초래한다. 고막을 침범하면 귀가 울리는 이명 또는 어지럼증, 심하면 청력 손실을 유발한다.
 
감기몸살 증상 후 수일 후에 얼굴, 가슴, 등 등에 띠를 이루며 피부발진이 생기면 대상포진일 가능성이 높다. 발진 일부는 물집으로 변하기도 한다. 피부 주변이 가렵고 따끔거리거나 통증도 동반된다. 발진은 대체로 7~10일 이내에 딱지로 변하고 2~4주 내에 사라진다. 딱지가 떨어져 나간 부분의 피부가 변색되기도 한다.
 
특히 대상포진 환자 중 대부분은 신경통을 앓게 되는데, 옷만 스쳐도 아프며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발진과 물집가 사라져도 통증은 지속되기도 한다. 대부분은 신경통은 1∼3개월 후 없어진다. 드물게는 오랫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
 
일부 면역이 약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신체 일부가 아닌 넓은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 수두발진과 유사하게 보이기도 한다. 통증이 심해 신경통이나 디스크로 오인하는 사람도 적잖다. 피부 질환으로 보여 전염을 걱정하기도 하지만 대상포진은 전염의 우려가 거의 없다.
 
피부에 날카로운 통증이 있거나 수두처럼 보이는 물집이 있는 발생하면 조속히 의료진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간혹 발진이 없는 경우도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혈액검사와 조직검사를 받게 된다.
 
대상포진으로 진단을 받으면 항바이러스제를 우선 투입하게 된다. 항바이러스제는 신경 손상의 정도를 약하게 하고 치유를 빠르게 한다. 통증이 심하면 진통제를 함께 투여하기도 한다.
 
항바이러스제를 투입하면 대상포진의 증상을 완화시켜지만 완치가 되지는 않는다.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를 약화시켜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약물이다. 몸의 면역 체계가 계속 약화된다면 대상포진은 얼마든지 다시 악화되거나 재발할 수도 있다.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해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이 있거나 60세 이상 노인층, 평소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예방백신을 맞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백신은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백신을 맞으면 수두의 예방률은 약 70∼90%에 달한다.
 
복진현 민병원 원장은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저하됐을 때 발병 위험이 커진다"며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면역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름 이후 환절기에 체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유의하고, 무엇보다 평소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고른 영양 섭취로 건강에 신경써야 한다"며 "대상포진 예방백신을 맞으면 발병률이 절반으로 떨어지기에 적극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움말=복진형 원장) 
◇대상포진은 40대 이상 중년·노년층에서 쉽게 발병한다.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이 있거나 평소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백신을 맞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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