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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 'AI' 해외는 뛰는데 국내는 걸음마
해외, 정부와 민간 지원 결실…국내는 민간에만 의존
2016-12-28 17:18:41 2016-12-28 17:18:41
[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인공지능(AI)의 한 분야인 딥러닝 기술(인공신경망 기반 기계학습)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관련 시장이 본격 태동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내년을 기점으로 개인비서 및 쇼핑도우미 등 다양한 AI 기반 서비스가 쏟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글로벌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딥러닝의 능력은 알파고와 이세돌 9단 간 대국으로 입증됐다. 인간을 능가하는 학습능력에 세계는 경악했다. 시장에 대한 주목도도 커졌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2017년 전세계 AI 시장 규모를 1650억달러로 전망했다. 지난해(1270억달러) 대비 30% 급증한 규모로, 연평균 14% 정도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해외는 정부가 나서서 AI 산업 연구개발을 이끌고 있다. 미국은 향후 10년간 AI 연구개발에 연간 30억달러를 투입한다. 유럽연합(EU)도 오는 2023년까지 10억유로를, 일본은 2026년까지 1000억엔을 AI 연구개발에 지원키로 했다. 민간 차원에서의 AI 관련 기술 경쟁도 뜨겁다. 특히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라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AI 개인비서 서비스에 주목, 음성인식 특허 확보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IBM, 애플 등 4개사가 보유한 AI 관련 특허들 역시 언어이해 기술로 모아진다. 현재 글로벌 AI 개인비서 서비스는 아마존(에코)과 구글(구글 홈), 마이크로소프트(홈 허브) 3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반면 국내 AI 관련 산업은 갈 길이 멀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내년도 국내 AI 산업 규모는 6.4조원으로 글로벌 AI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3% 수준이다. 국내 기업의 AI 관련 투자도 글로벌 기업 대비 현저히 낮다. 삼성전자가 2014년 이후 AI 부문에 480억원 상당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구글이 지난 14년간 AI 관련 기업 인수에 33조7000억원 상당을 쏟아부은 것과 대조된다.
 
그럼에도 시장 선점을 향한 경쟁은 시작됐다. 개인비서 및 쇼핑도우미 서비스 등 다양한 AI 기반의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되며 AI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롯데는 최근 IBM의 왓슨을 도입해 전 계열사 모든 사업 분야에 적용하기로 했다. 왓슨의 국내 사업 파트너사 SK C&C도 내년 중 국내 외국 보험사에 왓슨을 적용해, AI 콜센터 시스템을 선보인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는 AI 개인비서 서비스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김용국 세종대학교 컴퓨터공학(인공지능)과 교수는 "내년에는 특히 AI 기반의 맞춤형 서비스인 추천 시스템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 것"이라며 "AI 개인비서 및 보안 등 AI 관련 서비스가 한층 다양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AI 관련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AI 부문의 투자와 전문인력 양성이 급선무"라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 확대와 지원 정책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이세돌 9단이 지난 3월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5번기 제5국 맞대결을 마친 뒤 시상식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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