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이미선 후보와 두 낙마자가 다른 점
입력 : 2019-04-16 06:00:00 수정 : 2019-04-16 06:00:00
이강윤 <국민TV> 앵커
글 머리에 이런 토를 다는 게 마뜩찮지만, 이미선 헌재재판관 후보자를 두둔하려는 거 아니다. 필자는 그간 현 정부 인사에 대해 여러 차례 비판해왔다. 그러나, 장관후보자 낙마사태 이후 "물 들어온다, 노 젓자"며 도맷금으로 몰고 가는 건 단호히 경계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의혹 대부분이 해명됐다고 본다. 내부자정보 등 주식불법거래 여부가 법률적 핵심인데, 후보자 남편 오충진변호사(이하 오 변호사)의 팩트제시와 제출자료에 대한 설명으로, 한국당 주광덕의원의 "편의적 자료편집과 해석"에서 비롯된 의혹이었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 불법거래 여부를 밝히려면, 절차와 요건을 갖춰 주식거래 당사자인 오 변호사를 수사의뢰하면 된다. 불법 여부가 가려지기도 전에 이 후보자의 취임을 막는 게 합당한가?
 
오 변호사는 소명했고, 끝장토론에도 응했다. 주 의원은 "청문 대상 가족과의 토론은 부적절하다"며 거절했다. 그건 이해된다. 의혹마다 토론한다면, 인사청문회 자체가 무용·무력해지는 것이니, 일리 있는 거절사유다. 그러나, 자신이 제기한 의혹에 답한 소명에 대해서는 견해를 표명하는 게 책임있는 자세다. 재판받는 범죄혐의자도 견해를 밝히고, 검사는 재반박한다. 검사 출신 주 의원이 이걸 모를 리 있는가. 인사청문위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변죽올리기 식의 '아니면 말고' 비난만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후보자측의 소명을 깔아뭉개는 건 청문위원 주광덕의 횡포다.
 
이런 이유로 법적 차원의 의혹은 대부분 해소됐고, 적어도 임명취소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전수안 전 대법관의 페이스북 글에 따르면, 이미선후보의 능력과 자질은 탁월하다고 한다. 오래도록 지켜보고 겪어온 사람들의 평가는 신뢰근거가 상당하다고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떤 면에선, 법률적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게 국민 정서다. 인사야 말로 정치·정무의 요체다. "인사가 만사이자 망사의 근원"이란 얘기도 그래서 나온 걸 게다. 45억대 재산이라는 게 99% 서민들에게는, 현금이든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딴 세상 얘기고,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규모다. 특허법원 판사 출신 변호사 급여가 연 6억대라니 재산형성과정에 의혹은 없는 듯하다. 고액급여는 오 변호사가 책임질 일은 아니다.
 
시민들이 공직후보자에게 기대하는 건 전문인들의 '기능'보다는 공감능력과 공적 가치관, 소명의식 등이다. "불법은 없다"는 게 시민들의 심리적 승인과 지지를 얻는데 충분치 않다는 건 청와대나 후보자 모두 새겨야 할 것이다.
 
이 후보자의 주식매각조치도, 검증과정에서 했다는 약속이라지만 비교적 신속했다. 물론 고깝게 보자면, "떼밀려서 판 거니 평가해줄 일 아니다"고 할 것이다. 부정축재가 아니라면 재산처분 시기와 규모, 방법은 전적으로 재산권자의 고유권한이다. 그런 점에서 "비교적 신속했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또 하나. 이 후보자 부부가 급여 모아서 주식에 '몰빵'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할 수는 없다. "주식이 생업도 아닌 변호사가 10년 넘게 주식만 하다니 변호사 일은 언제 했다는 거냐"는 얘기는 항간의 안주 거리로는 충분터라도, 공적 비판의 대상은 아니다. 더구나 그 부인의 거취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일종의 '감정적 연좌제' 아닌가? 어이 없는 일이었지만, 주가조작으로 유죄처벌 받은 경제사범 전력자가 이 정부에서 중소기업 기관장에 임명된 것과 이번 건은 그 성격이 다르다.
 
주식시장 참여자가 최소 1000만명이다. 합법적 주식투자는 폭등지역 아파트 여러 채 보유와는 다르다. 아파트는 생존 기본조건, 즉 의식주 중 하나다. 주택임대업자도 아닌데 아파트를 재산 증식수단으로 삼았고, 국토부장관에 지명됐다는 점에 시민들이 화났던 거다.
 
이미선 후보 건과 별론으로 청와대에 주문한다. '국민 눈높이'가 어느 선인지, 사람들이 어느 대목에서 실망하고 화내는지 부터 제발 체득하기 바란다. 말로만 ‘시민의 정부’라 하지 말고, 상식적 시민들이 줄곧 법 지키며 살아온 딱 그 만큼의 정서에 어울리는 사람 찾아서 내놔라. 그게 촛불정신임을 재론하는 것 자체가 실망스럽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면 얼마나 좋으련만, 시민들은 이제 그런 수준은 체념한 것 같다. 그 체념이나 포기 심리, 아프고 무겁게 새겨야 한다. 그래야 촛불정부다.
 
이강윤 <국민TV> 앵커(pen33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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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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