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올해 초 대체 투자자산으로 주목받으며 수요가 급격히 늘었던 금 투자 활성화를 위해 한국거래소가 ‘KRX 금현물 레버리지 지수’를 발표한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움직임과 달러 강세로 금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레버리지 지수 발표가 부진한 금 투자 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22일 ‘KRX 금현물지수’를 활용한 전략형 지수인 KRX 금현물 레버리지 지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KRX 금현물 레버리지 지수는 금현물 지수의 두 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지수다. KRX 금현물지수는 KRX 금시장 가격 변동률을 추종하는 지수로 지난 2017에 발표됐다.
인플레이션 대표 헤지 수단으로 올해 초 높은 상승세를 보였던 금 가격은 최근 들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트로이온스당 2040.1달러까지 상승했던 금값은 지난 7월20일 1700.2달러까지 하락(-16.66%)하며 최근 1년 사이 최저 가격을 터치했다. 이후 하락분을 회복하고 있지만, 지난 16일(현지 시각) 기준 1789.7달러로 전 고점 대비 12.27%나 하락했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플레이션으로부터 투자자산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됐던 금이 인플레이션 헤지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유는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준은 지난 6월과 7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연속으로 진행했고, 이는 미 국채 수익률 상승과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금과 함께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채 수익률이 증가한 데다, 달러까지 오르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금을 매입하는 가격도 자연히 올라갔다. 결국 금의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최근 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금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 조정 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귀금속 섹터의 하방 압력 요인이지만, 연준이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설 경우 금과 은 가격 하방 압력도 점차 완화할 것”이라며 “금, 은 등 귀금속 투자에 대한 단기(3개월) 투자의견 ‘중립’은 유지하되 장기(12개월) 투자 의견은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 변동성 재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정 시 장기 관점의 저가 매수’ 전략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상과 달러의 강세가 금 가격을 일부 제한하고 있다”면서도 “장기금리의 하락 가능성과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 안전자산 선호 등을 고려하면, 가격 조정 국면에 금을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금현물 레버리지 지수 개발로 금 투자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확대되는 가운데, 금 현물 투자의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수요를 반영했다”며 “향후 금현물 레버리지 지수 상품의 상장으로 금 현물 투자 수요를 충족하고 국내 금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유가증권시장에는 현재 금현물 지수를 추총하는 상장지수펀드(ETF) 1종과 상장지수증권(ETN) 4종의 상품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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