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에도 겨울만큼 골다공증이 쉽게 발생할 수 있어 일상생활에서 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습관을 갖춰야 한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한여름 무더위에 시달리다 보면 온몸이 축축 처지기 마련이다. 인체를 지탱하고 장기를 보호하는 뼈도 예외는 아니다. 약해진 뼈는 작은 충격에도 부러지는데, 단순히 부러지는 것이 아니라 골밀도가 약해 조각조각 부서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뼈의 양과 밀도가 감소하는 골다공증 환자는 2017년 90만6631명에서 지난해 112만6861명까지 늘었다. 50세 이상 여성의 40%, 남성의 10%가 골다공증이다.
낙상으로 인한 골다공증성 골절은 겨울만큼 여름에도 흔하다. 비가 와서 바닥이 젖으면 빙판길보다 미끄러워 젊은 사람들도 미끄러지기 쉽다. 나이가 들어 균형 감각이 떨어져 있는 노인들은 더 위험하다. 나이가 들면 뼈를 만드는 세포보다 파괴하는 세포가 더 많아지면서 골다공증이 생기는데, 열대야로 더위에 잠을 못 이루면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 억제가 어렵다.
특히 여름철에 낙상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신발 때문이다. 샌들이나 슬리퍼가 미끄러워지기도 쉽고, 신발이 뼈를 지탱 못해 낙상 후 골절도 많이 일어난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칼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줄어드는데, 칼시토닌이 파골세포의 골흡수를 억제시키는 기능을 한다.
열대야에 찾게 되는 술도 뼈 건강에 해롭다. 술을 마시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깊은 잠을 방해하고 알코올의 이뇨작용으로 수분 감소를 부른다. 뼈는 칼슘 및 무기질 45%, 단백질 34%, 수분 20%로 구성되므로 여름철 수분 보충 문제가 생기면 뼈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골다공증은 뚜렷한 전조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골절 예방이 최우선이다. 평소 골절 위험이 높은지 아는 방법은 악력 확인이다. 악력이 세려면 뼈를 붙잡고 있는 근육의 힘이 좋아야 하는데, 근육 건강은 뼈 건강과도 밀접하다. 만약 과일잼 통을 열거나 문고리를 돌릴 때 힘들다면 악력이 약하다는 신호다.
청력 감소도 노화로 뼈가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귀의 달팽이관 주변을 구성하는 뼈가 약해지면 분해되면서 감각신경 세포에 영향을 끼쳐 청력 손실 위험이 커진다. 서서히 청력이 줄어드는 것은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증상이지만 50대에 갑자기 청력이 떨어지거나 돌발적 난청이 오면 골다공증을 의심해야 한다.
치주 질환도 관련이 있다. 잇몸뼈도 다른 뼈가 약해지면 같이 약해져서 치주 질환을 일으킨다. 이 밖에도 3년 사이 신장이 줄었거나 손발톱이 자주 깨진다면 뼈가 약해져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의심해야 한다.
몸에 칼슘이 부족하면 뼈를 분해해서라도 보충하기 때문에 칼슘과 비타민D 부족이 골다공증으로 이어진다. 칼슘은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편이 좋다. 멸치나 우유와 같은 유제품, 미역 등을 비롯해 골 형성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가 권고된다.
칼슘제 복용은 골다공증만 있다면 괜찮지만 다른 질병이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대한골대사학회는 칼슘제를 통해서 칼슘을 보충하면 골밀도 향상에는 도움을 주지만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고용량 칼슘제가 문제가 되는데 혈관 내 칼슘이 쌓이면 혈관이 딱딱해지고 혈액 흐름을 방해해 심혈관 질환이 악화할 수 있다.
비타민D 보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비타민D는 칼슘과 인의 흡수와 이용, 뼈 형성과 유지에 필요하다. 햇볕을 쬐면 자연스럽게 비타민D를 만들 수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합성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보충제가 효과적일 수 있다. 무엇보다 뼈는 외부 자극을 받아야 튼튼해진다. 중력을 느끼는 운동, 쉽게 걷기나 아령 들기 등을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김태현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저체중인 사람들은 정상 체중보다 골다공증에 걸리는 확률이 높고, 운동량이 부족한 사람들도 고위험군"이라며 "갑상선이나 당뇨 등 특정 질환으로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골다공증 위험이 있는데 충분한 무기질과 비타민D 공급으로 골절 위험을 예방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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