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유니온 "바이오허브 용역업체, 감량 협박 끝에 비정규직 해고"
해고자 "절 지지한 직원까지 내쫓아"…허브 "사실무근"
2020-10-20 15:49:47 2020-10-20 15:49:47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청년 세대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이 서울시 신하 서울바이오허브(허브) 용역업체가 비정규직에게 '감량 압박'을 가하다가 해고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청년유니온의 지부 서울청년유니온은 20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바이오허브 노동자 계약해지 및 직장 내 괴롭힘 해결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참석자들은 "외모 품평, 인격 모독, 직장 내 괴롭힘 사과하라", "서울시는 용역업체 고용안전 보장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허브에서 1년 넘게 시설관리 용역업체의 주임을 맡고 있는 A씨가 업체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은 끝에 해고당했다고 문제제기를 했다.
 
서울청년유니온에 따르면, A씨는 재계약을 앞두고 현장관리소장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 소장은  '지금 체중이 몇 킬로 나가? 정확하게 얼마야'라며 타 직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체중을 언급하거나,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는데도 감량을 요구하다 못해, 'A주임 살은 빼야할거 아니야 이거(계약) 유지하려는 마음이 있으면'이라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씨는 "올해 7월 재계약 이전, 소장이 갑자기 저의 체중에 대해 언급했다"며 "'이렇게 해서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겠냐' 등의 근거 없는 인격 모독성 발언이 이어졌다"고 회고했다.
 
이어 "재계약까지 운운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라며 "당시 느낀 분노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7월25일 바뀐 용역업체와 재계약을 맺었지만 이전의 1년 단위보다 단축된 3개월이었다. 게다가 계약 갱신권이 없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후 용역업체는 A씨에게 보상을 급부로 해 근무지 이전 및 소장 사과 수용을 요구했다. 당초 요구한 소장에 대한 분리 요구 및 근무지 변경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가 제안을 거부한 뒤 지난 13일 용역업체는 A씨를 비롯한 5명을 오는 24일자 계약만료 형태로 해고 통보했다. 이 중 3명은 이번 사안에서 A씨를 지지해준 바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청년유니온은 서울시에 계약해지 철회, 정규직 전환, 직장내 괴롭힘 사건 후속조치 등을 요구했다. 장지혜 서울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지난 8월부터 허브 및 용역업체, 서울시에 시정조치를 요구했으나, 허브와 서울시 담당팀은 현재까지도 답변 없이 외면하고 있다"고 외쳤다.
 
이에 반해 허브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허브 관계자는 "불거지는 일이 A씨·단체의 주장과는 상이하다"며 "고용승계를 위해 허브·서울시·용역업체 등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서울바이오허브 용역업체에서 '직장 내 괴롭힘' 끝에 해고됐다는 A씨가 20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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