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동향)강희석 이마트·쓱닷컴 대표, 온·오프 통합 주력
이마트 최초 외부 출신…단일대표 체제로 유연한 대처 전망
2020-11-01 06:00:00 2020-11-01 14:00:25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신세계그룹은 최근 이마트 부문 인사를 통해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쓱닷컴 대표를 겸직도록 함으로써 온·오프라인 통합에 승부수를 던졌다. 강 대표는 이마트 양대 중점 사업을 맡으며 힘이 실리게 됐다. 단일대표 체제에서는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해 급변하는 유통 패러다임에 유연하게 대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 대표는 지난해 10월 이마트 창사 이래 첫 외부 영입 최고경영자(CEO)로 대표에 올랐다. 그는 컨설팅업체 베이앤드컴퍼니의 소비재·유통 부문 파트너 출신으로, 당시 이마트 컨설팅을 맡아왔다.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등 이마트 전문점 사업과 스타필드 운영사 신세계 프라퍼티 설립에 대해 컨설팅을 진행해 내부 사정에 밝다. 부산 출생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행정고시 합격 후 농림수산부에서 관료 생활을 한 뒤 민간으로 나왔다. 미국 펜실베니아 와튼스쿨 MBA 출신으로, 2005년 베인앤드컴퍼니에 입사했다.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 글로벌 트렌드를 잘 알고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는 지난해 이마트가 2분기 사상 처음으로 적자(299억원)를 기록한 직후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10여년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경영전략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부회장은 그를 이마트 대표로 영입해 온라인에 밀려버린 상황을 뒤집는 새로운 돌파구를 확보하고자 했다. 초반에는 신세계 공채 출신의 '현장통'이었던 전임 이갑수 사장과 달리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강 대표는 과감한 구조조정과 혁신 전략으로 실적 반전을 이루는 데 성공하면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올해 경영 키워드를 '수익성'과 '현장'으로 정한 뒤 직접 점포를 방문해 점포별 서비스와 고객 반응을 확인했다.
 
강 대표는 우선 수익성이 낮은 '삐에로쑈핑', '부츠' 등 전문점 사업은 정리하고, '노브랜드', '일렉트로 마트' 등은 확장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폈다. 비효율 점포를 정리해 마련한 재원은 '할인점' 강화에 사용했다. 리뉴얼 오픈한 이마트 월계점은 코로나19 장기화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쓱닷컴 월계점 PP센터(도심 전용 물류센터) 주문 건수도 리뉴얼 이후 동반 성장했다. 강 대표는 정용진 부회장이 강조해온 신선·가공식품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춰 '이마트 그로서리 혁신’도 주도했다. 
 
이마트와 에스에스지닷컴은 그간 별도 법인으로 운영됐는데, 강 대표의 겸직으로 통일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에스에스지닷컴은 2018년 12월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 부문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분할 설립됐으며, 이마트 상품 의존도가 높다. 정기인사와 함께 단행된 조직 개편에서 에스에스지닷컴은 1본부(영업본부)를 필두로 산하 담당으로 나뉘어있던 기존 조직을 4본부 체제(그로서리사업본부, 신사업본부, DATA·INFRA본부, 지원본부)로 재편했다. 신선식품 담당 조직 확대로 온·오프라인에서 비교 우위를 갖는 해당 부문에 주력할 방침이다. 
 
온라인 쇼핑에 물류기지가 핵심 경쟁력인 만큼 강 대표가 물류망 확보에 공을 들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쓱닷컴은 현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 3곳과 전국 100여개 이마트 점포 내 PP센터 등을 통해 하루 최대 13만 건의 주문을 소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쓱닷컴 온라인 주문이 늘면서 처리능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쓱닷컴은 올해 연말 개설을 목표로 오픈마켓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강희석 이마트·쓱닷컴 대표이사. 사진/신세계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선영 아이비토마토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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