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만나보고 지켜보겠다던 정부여당 어디에"
2020-11-12 06:00:00 2020-11-12 06:00:00
국회의사당 정문 앞 이스타항공 농성장이 차려진 지 70일이 지났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원들은 지난 9월3일 "사측은 대량 정리해고 계획을 철회하고, 정부여당은 적극 나서 해결해달라"며 농성에 들어갔다. 
 
이후 두 달가량이 지나는 동안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은 "사태를 해결하고 돌아오겠다"며 탈당했고,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말했지만, 아직까지 지켜진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지난달 대통령 시정연설을 앞두고 영등포구청은 국회 앞 이스타항공 농성장 철거 예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반발이 일자 영등포구청은 철거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공공운수노조와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집행부 일부는 이스타항공의 605명 정리해고가 단행된 지난달 14일부터 단식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중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단식 농성 돌입 16일째 되는 날 탈수 등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는 일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스타항공 사태를 다루는 여당의 태도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한 달 전 이상직 의원의 탈당을 두고 "향후 대처를 주목하겠다"고 말했지만, 이후 수차례 이뤄진 노조의 면담 신청조차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개월 동안의 임금체불과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촛불 문화제로까지 이어졌다. 공공운수노조와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 4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촛불 문화제를 열고 "정부여당을 제외한 모든 야당이 이스타항공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오로지 정부와 여당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매주 수요일 민주당사 앞에서 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최근 국토부는 "정부의 LCC 면허 남발이 현재 항공사들의 위기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부인하고 나섰다. 면허 남발이 아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라는 설명이다. 이 논리라면 정부는 오히려 대형항공사(FSC) 위주인 기간산업안정자금 지원 범위를 확대해 이스타항공이 운항을 재개하고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앞장을 서야 하지 않을까.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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