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노무관리에서 답답했던 부분을 경우의 수까지 따져가며 설명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준비한 질문 외에도 놓칠 수 있을 지점까지 먼저 찾아서 정리해 다양한 사례로 설명해주니 신생 법인 입장에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의류부자재를 제조하는 A패키지는 현재는 5인 미만 사업장이지만, 추가 고용을 준비 중이다. 장모 A패키지 대표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5인 미만 사업장과 5인 이상 사업장이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해고 서면통지 절차, 연차휴가 등에 많은 부분에서 달라진다는 얘기를 듣고 라디오에서 우연히 듣게 된 서울시 마을노무사를 신청했다.
장모 대표는 “현업에 바빠서 무시하고 있었던 노무관리에 대해 전문적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고, 앞으로도 소수의 노동자라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모니터류를 제조·판매하는 B디스플레이는 직원 28명을 고용 중이며, DB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고 급여를 급여전문업체에 위탁해 관리하는 등 나름 높은 노무관리 수준을 유지해 왔다. B디스플레이는 보다 직원복지를 강화하고자 마을노무사와 삼당하며 최신 정부 정책을 파악하고 내부규정 개선을 문의했다. 마을노무사 상담결과, B디스플레이는 모성보호, 일·가정 양립 등을 현실에 맞춰 취업규칙에 반영할 수 있었다.
서울시 마을노무사가 소규모 사업장들이 적법한 노무관리로 노동자들이 권익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노동존중특별시 서울’에 따라 2016년부터 마을노무사 사업을 진행해 올해 5년차를 맞이했다.
청소년 고용사업장에서 근로계약서조차 작성하지 않는 사례가 다수 적발될 만큼 취약노동자 고용 사업장의 노동관계법 위반이 빈번한 실정이다.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노동법이나 근로조건에 대한 인식이 저조해 연차휴가·주휴수당·퇴직금에 대한 미인지 사업장이 다수 존재한다.
마을노무사는 2016년 50명에서 올 9월 기준 138명까지 늘어나 사업장 노무관리를 담당한다. 지원대상은 2016년 5인 이하 사업장에서 작년부터 3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해 건설업, 제조업 등 취약노동자를 다수 고용한 업장에 대한 컨설팅을 강화했다.
사업장이 자영업지원센터나 서울신용보증재단, 혹은 메일이나 전화로 신청하면 마을노무사가 1대 1로 매칭돼 2주간에 걸쳐 방문 컨설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매칭된 노무사는 첫 방문에서 서류 검토 및 대표자 면담을 통해 노무관리 현황을 우선 진단한다. 이어 근로계약서, 임금테이블 등 작성 지원, 임금·근로시간·휴게·휴일·휴가 운영방안 설계, 사업장 특성에 맞는 액션플랜 등을 돕는다.
컨설팅 내용도 다양하다. 근로계약서와 임금대장 등 직원 관리 기본서류부터 임금관리와 근로시간, 법정휴일 등 노무관리 방법, 4대보험 가입과 법정의무교육 등을 안내한다. 1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취업규칙 작성도 지원한다.
2016년 48곳에 불과하던 마을노무사 상담실적은 첫 해인 2016년 48곳에서 작년 378곳으로 4.84배 증가했다. 올해에는 마을노무사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을 방문해 사업주 상황에 맞는 코로나19 관련 정부지원대책을 소개하고, 고용유지지원금 등 신청 행정절차를 대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특성화고 재학생·졸업생의 현장실습사업장을 대상으로 노무컨설팅을 진행하는 학교노무사도 운영 중이다. 작년 7개 학교 36개 사업장을 완료했으며, 올해도 14개 학교에서 신청해 진행 중이다. 실습생의 근로자 취업 전환을 대비해 노무컨설팅이 이뤄지며, 부당행위는 담당 교사에게 제공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을노무사는 소규모 사업장의 노동권익에 대한 인식 개선과 사각지대 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단기간·단시간 노동자가 있는 사업장, 사업자등록증 미교부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었던 비영리기관 또는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특성화고 현장실습 사업장, 노동자를 신규 채용하고자 하는 창업가 등에게 무료 노무상담 기회를 제공해 사각지대 노동자의 근로개선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전재후 서울시 마을노무사가 금융 컨설팅을 제공하는 한 사업장에 노무관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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