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나날이 커져가는 탈모 치료 시장 공략을 위한 국내사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을 독점해 온 외산 치료제의 부작용과 한계를 넘기 위해 세포 치료부터 보툴리눔 톡신까지 다양한 분야 접목이 시도되는 중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한모바이오 등은 각각 보툴리눔 톡신과 세포 배양 기술을 활용한 탈모 치료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국산 품목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남성형 탈모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자 임상을 통해 탈모 부위 약 20곳에 4주 간격으로 총 6회 나보타를 투여한 결과, 모발 개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는 결과를 도출해 냈다. 나보타가 모낭세포에서 모낭의 휴지기 유도 및 탈모를 유발시키는 TGF-β1의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한 선행 연구에서 출발한 성과다.
이번 결과는 주로 미용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보툴리눔 톡신이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탈모 분야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분석이다. 해당 연구결과는 SCI급 저널인 미국피과학회 12월호 게재된다.
세포 기반 탈모치료 전문기업 한모바이오는 배양기술 강점과 특허받은 모유두세포 분리기술을 활용한 탈모치료법을 개발 중이다. 모유두세포는 모발 성장을 담당하는 핵심세포다. 때문에 세포를 활용한 탈모치료에서 모유두세포의 배양은 치료의 핵심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동안 시도된 방법들은 분리가 어렵고, 화학적 분리를 이용한 탓에 증식률이 떨어지거나 증식 이후에도 성장능력이 저하된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한모바이오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특허받은 모유두세포를 물리적으로 분리, 증식률을 저하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모유두세포의 대량증식과 배양에 성공한 상태다. 회사에 따르면 1모로 최대 3만모까지 재생시키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다음달 모유두세포의 보관·배양 서비스에 돌입한 이후 내년 본격적인 시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 환자만 1000만명에 육박하는 탈모 치료는 그동안 경구 치료제에 의존해 왔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 성분으로 나뉘는 양대산맥이 처방약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두 품목 모두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억제 정도에 그친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때문에 경구 치료제가 아닌 다른 치료 옵션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도전은 탈모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라는 표면적 의미는 물론, 그동안 미용 분야에만 치우쳤던 국산 보툴리눔 톡신의 새로운 장을 열수 있다는 점, 첨생법 시행 이후 세포 치료가 가시적인 성과를 통해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각 사 성공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라고 말했다.
경구 치료제가 주를 이뤄온 탈모 치료 시장에서 세포 치료부터 보툴리눔 톡신까지 다양한 분야 접목이 시도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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