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가치증명에 성공한 주요 바이오기업들이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상위권을 싹쓸이하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지난해 말 조심스럽게 제기된 '바이오 거품론'에 올해 업계 기업가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전 산업계를 강타한 악재를 기회로 만들며 평가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시총순위 1~5위는 모두 바이오기업이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 2개 기업 만이 TOP5에 이름을 올린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1위는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였다. 지난해는 물론 그동안 줄곧 붙박이 1위 자리를 유지해왔지만, 1년 새 시가총액 증가율이 눈에 띈다. 지난해 11월29일 기준 7조885억원이었던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시총은 이날 18조536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룹사 맏형인
셀트리온(068270)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CT-P59'의 조건부 허가 신청 기대감에 따라 최근 기업가치가 동반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5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CT-P59는 글로벌 2상 임상시험에 대한 투약을 마쳐, 국내 품목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상태다. 지난해 시총이 1조2085억원에 불과했던
셀트리온제약(068760) 역시 같은 배경으로 6조7790억원까지 껑충 뛰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 사태 속 진단사업 분야 최대 수혜기업으로 떠오른
씨젠(096530)은 4조9294억원으로 시총순위 3위에 올랐다. 지난해 7395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6배 이상 외형을 키운 셈이다. 연초부터 이어진 진단제품 수출 호조에 씨젠은 3분기까지 누적 매출 6835억원, 영업이익 4186억원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실적이 매출액 1220억원, 영업이익 224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며 폭발적인 성장폭이다. 이로써 코스닥 시가총액 1~3위 기업이 모두 코로나19 관련 성과를 통한 외형 불리기에 성공했다.
이밖에 4위
에이치엘비(028300)는(4조7968억원) 개발 중인 항암제 '리보세라닙'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며 지난해 같은 시기(4조9099억원)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고, 지난해 11월29일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 기술(ALT-B4)의 비독점적 1조원대 기술수출에 이어 올해 6월 4조원대 추가 이전에 성공한
알테오젠(196170)은 7배 가량(6334억원→4조5130억원) 시총을 불린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들의 막바지 성과 도출로 기대를 모았던 주요 바이오기업들이 지난해 연달아 고배를 마시면서 올해 바이오기업에 대한 가치 평가는 보수적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라며 "하지만 연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 변수를 활용하거나 이를 극복하고 성과를 낸 기업들이 예상을 깨고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올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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