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혜훈 "부동산 문제에 상당한 실적, 서울서 내 집 마련 길 열겠다"
'KDI 출신' 국민의힘 경제통,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80층 규모' 청년 빌딩 4채, 주거·일자리 문제 해결
한강변 부지 활용, 젊은 부부에 지분적립형 분양 실시
민간 중심 공급 물량 확대 "재건축·재개발 족쇄 풀겠다"
2020-12-06 06:00:00 2020-12-06 09:22:02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이 '부동산 문제에 대해 상당한 실적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월급 모아 서울에서 내 집 마련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6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심판이고 부동산 실패에 대한 심판이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 전문성이 있어야 되고 해법이 있어야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어떻게든 설득하고 싸워서 원하는 결과물을 얻어낸 실적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야권 후보) 분들하고는 분명히 차별화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이게 저 이혜훈의 비교우위라고 생각한다. 경제통이 이번 선거에서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당내 손꼽히는 경제통이다. 미국 UCLA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밟은 후 한국개발연구원(KDI)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17·18·20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분양가상한제 실시 유예,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환급 등 부동산 정책면에서 성과를 거뒀다. 또한 자신의 지역구에서 39곳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 발굴에 많은 공을 들였다. 우선 서울 강북 지역에 3채, 강서 지역에 1채 등 청년층을 위한 주거·창업·문화 시설을 갖춘 80층 규모의 '청년 빌딩' 4채를 짓겠다고 공약했다. 시유지를 활용해 지분적립형으로 분양할 계획이다. 이른바 '서울 블라썸' 공약이다. 그는 "20개층은 청년들의 창업 공간, 회사를 만들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하겠다. 10개층 정도는 문화, 복지, 의료 시설 등으로 구성된다"며 "나머지 50개층에 대해서는 청년 주거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젊은 부부들을 위한 주거 문제 해결에도 나섰다. 이 전 의원은 한강변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를 재건축하면서 단지 내 공원을 덮개가 설치된 올림픽대로 상부로 옮기면 같은 용지에 더 많은 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전 의원은 이를 통해 마곡부터 암사까지 강변 아파트 용지를 지분적립형 분양 제도가 도입된 젊은 부부 전용 아파트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민간공급 중심의 조속한 재개발·건축 정비사업 추진을 공약하고, 전세난 해결을 위해 재건축·리모델링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금융 지원을 약속했다. 이 전 의원은 "재건축, 재개발의 족쇄만 풀어줘도 여기에서 공급 물량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이 정부의 문제점은 공공개발을 선택하면 해주겠다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민간 개발을 많이 원한다. (민간 개발을 통해) 여기에서 상당 부분 물량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전 의원은 "인생의 첫 주택을 구입해야 할 젊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 것이 이 정부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월급 모아서 안 되니까 빚을 내야 하는데 지금 오르는 집값 속도를 보면 지금은 빚을 이만큼 내면 되는데 내년에 빚을 내면 그것 갖고는 안 되니까 다들 초조하고 불안에 내몰리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정치하는 사람의 기본적인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부동산 문제 해결에 상당한 실적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서울에서 내 집 마련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사진/박주용 기자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서울시민들 최대 고통거리는 집값과 세금이다. 저는 문재인정부의 24번 부동산 정책 뿐만 아니라 지난 10년간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이 어떻게 보면 그 원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민주당 시장과 문재인정부는 공범이다. 지난 10년동안 집값과 전셋값이 단군 이래 최대 폭등 아닌가. 이 폭등을 만들어낸 원인을 빨리 제거해야 서울시의 집값 문제가 해결된다. 이번에 서울시장 선거에 나와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지난 10년동안 민주당 시장이 곳곳에 장치해 놓은 이 족쇄들과 걸림돌을 제거해서 월급 모아서 내 집 마련하는 세상을 열겠다는 것이 제가 출마한 이유다.
 
서울시장이 된다면 현재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복안은 무엇인가.
 
집값과 전셋값이 이렇게 폭등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새집을 원하는 수요를 해갈해 줄 수 있는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서다. 그 공급은 지난 10년간 민주당 시장이 가로 막아 왔다. 제 주장이 아니라 서울시 의회 보고서만 보더라도 지난 10년동안 정비구역 393곳을 해제했다고 나와 있다. 서울만 하더라도 집을 세울 수 있는 빈 땅이 별로 없다. 그러면 결국 헌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지어야 한다. 재개발이나 재건축 같이 집을 허물어야 새 집이 되는데 허무는 정비사업을 하지 못하게 (박 전 시장이) 가로 막았던 것이다.  26만호가 공급이 될 수 있었던 것을 민주당 시장이 무산시킨 것이다. 공급 부족 원인의 상당 부분은 서울시장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24번의 부동산 대책이 불을 붙인 것이다. '기름은 민주당 시장이 10년동안 깔아왔고 정부 부동산 대책이 불을 붙였다' 이렇게 말씀드린다.
 
그러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겠느냐인데 계층별로 나눠서 설명 드리겠다. 지금 나오는 통계들을 보면 서울의 아파트 중위값이 10억원이다. 중위값이라는 것은 싼 집부터 비싼 집까지 쭉 줄을 세웠을 때 가운데 값을 말한다. 중위값이 10억원이라는 것은 서울 지역의 절반이 10억원을 넘는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월급을 모아서 살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 정도로 집값을 올려놨다. 이분들의 집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1순위라고 생각한다. 이분들이 주로 청년이고 젊은 부부들이다.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는 연령이 30대다. 이분들이 처음으로 집을 사려고 하는데 이제는 월급을 모아서는 불가능하고 그러니 다들 빚이라도 내서 사려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줄임말)에 패닉 바이(panic buy)하는 것이다.
 
청년을 위한 주거 정책으로는 강북에 3채, 강서에 1채 등 총 4채의 80층짜리 건물을 짓는, 이른바 '서울 블라썸'이라는 공약이 있다. '블라썸'은 꽃을 피우는 것을 말한다. 청년들이 그곳에서 자기 인생을 꽃 피우라고 그런 이름을 붙였다. 80층짜리 건물을 어떻게 구성하냐면 20개층은 청년들이 직장으로 갈 수 있는 창업 공간, 즉 회사를 만들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하겠다. 그 다음에 10개층 정도는 문화, 복지, 의료 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그래서 수영장, 병원 등 그 안에서 모든 필요한 시설들이 들어가게 한다. 우체국이든, 동사무소 지소든 이런 것들을 다 넣어서 그 안에서 일하고 자고 먹고 노는 것들이 해결될 수 있는 일체형 공간을 만들겠다. 이런 게 요새 밀레니얼 세대들의 트렌드다. 먹고 자고 일하고 놀고를 좀 한 곳에서 하고 싶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뉴욕 등 세계적인 도시들이 다 이런 쪽으로 가고 있다. 그러면 나머지 50개층이 남는다. 50개층에는 청년 주거를 제공하겠다. 분양과 임대를 적절히 섞을 생각이다. 분양도 일시불로 한꺼번에 하는 것이 아니다. 10년, 20년 장기 분할 납부를 하면 자기 집 소유가 되는, 이른바 지분적립형 분양으로 한다. 이를 위해 시유지들을 봐뒀다. 시유지는 땅값이 안 든다. 건축비만 든다. 15평 정도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9000만원이다. 이것을 10년, 20년 분할 납부하게 되면 월급을 모으면 수준에서 가능하다. 청년들에게 월급 모아서 내 집 마련하는 길을 열겠다는 것이다. 강북에 3개, 강서에 1개 이렇게 계획을 하고 있다.
 
그 다음에 흙수저 무주택자들 중에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들이 젊은 부부다. '서울 블라썸'이라는 청년 빌딩에 혼자 살기에는 적절한 데 아이들을 키우기는 쉽지 않다. 학교도 있어야 되고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현재 한강변에 재건축 단지가 마곡에서 암사까지 널려 있다. 그 안에 젊은 부부 전용 아파트를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다. 아파트 단지 출구에 덮개를 씌어주면 일종의 아파트 입장에서는 정원이 될 수 있다. 여기 산책로를 통해서 나가면 한강공원 전체가 이 아파트의 앞마당이 되는 것이다. 도로 위의 땅을 뚜껑으로 지붕을 씌운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시유지가 된다. 여기에 고층, 고밀도로 젊은 부부용 아파트를 지어주는 것이다. 그러면 땅은 시유지와 맞바꾸게 되기 때문에 땅값은 없다. 그러면 25평 기준으로 생각하면 1억5000만원 정도 된다. 1억5000만원을 20년 내지 30년으로 아까와 똑같이 지분적립형 분양으로 한다. 수많은 단지들이 희망할 것으로 본다. 젊은 부부들에게 내 집 마련의 길이 된다.
 
이렇게 물량이 많이 나가면 집값은 많이 뛰지 않고 공급 부족이 해갈되기 때문에 집값은 안정이 된다. 하지만 이것은 청년들과 젊은 부부용 주택이다. 청년과 젊은 부부는 이렇게 해주고 그 외에 흙수저, 무주택자들에게도 대안이 있어야 한다. 재건축, 재개발을 지금까지 박원순 전 시장이 막아왔다. 이 족쇄만 풀어줘도 많이 풀린다. 여기에서 공급 물량이 많이 나온다. 이것은 이 정부에서도 하겠다는 것인데, 이 정부 정책의 문제점은 공공개발을 선택하면 해주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민간 개발을 많이 원한다. 민간 개발을 통해 추가로 나오는 물량의 상당 부분을 흙수저, 무주택자를 위한 임대로 내놓으면 될 것으로 본다.
 
주택 공급 물량을 확대하겠다는 것인데 최대 어느 정도까지 예상하는지.
 
주택 공급은 대부분이 관이 공급하는 게 아니고 민간이 하는 것을 열어주는 것이다. 민간이 얼마나 할지는 '숫자로 몇 개할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 할 수는 없다. 다만 주택이 많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한다. 공급 부족은 다 해소될 것이다. 국민 세금으로 하는 사업이 아니고 오히려 흑자 사업이다. 많은 사람들이 국민 세금으로 집 지어서 나눠 주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아까 말씀드린대로 건축비 이상을 받는 것이다. 민간 개발을 열어주면서 공급이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민간이 여기에 상당히 호응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세금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정책 계획하고 있나.
 
지금 보면 2021년 6월1일부터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중과로 올린다. 법은 이미 통과돼 있고 시행일만 내년 6월이다. 전 세계에 이렇게 하는 나라가 없다. 보유세라는 것은 집을 갖고만 있어도 내는 것이다. 팔지 않았는데도 낸다. 거래세라는 것은 사고 팔았을 때 내는 것이다. 이 두 개를 다 세금으로 물리면 눌러 앉아있지도 못하고 사고 팔게 하지도 못하는, 퇴로를 다 막아버리는 것이다. 주로 모든 나라들이 보유세를 올리면 거래세는 낮추고 거래세를 올리면 보유세는 낮추는, 하나를 올리면 하나는 낮춰야 한다. 그런데 이 정부는 두 개를 다 올렸다. 이게 부당하기 때문에 저는 보유세는 좀 낮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보유세 중에서 투기하는 사람들을 잡으려고 하는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집 한 채 갖고 평생 사는 사람들은 안 내게 해드려야 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약 현실화가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있는데.
 
아까 청년 빌딩과 재건축 단지 문제는 시장 권한이다. 국회 법이 통과할 필요도 없다. 이것은 시장의 인허가 문제다. 인가와 허가는 의회의 통과 사항이 아니고 시장이 인허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의 의지와 능력만 있으면 된다. 결국 시장의 역량이 중요하다.
 
부동산 정책 외에 대표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공약은 무엇인가.
 
저는 서울이 4차 산업혁명의 선도 기지가 돼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중요 성장 엔진이고 우리가 이것을 넘버원으로 잘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는데도 서울시장이 이것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서 4차 산업혁명에서 오히려 뒤쳐지고 있다. 파리가 앞서나가고 뉴욕이 먼저 나가고 심지어 베이징이 앞서 나가는데 어떻게 우리가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서 나가나. 서울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100년을 결정하는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서울시장이 이 문제는 치고 나가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서울형 실리콘 밸리도 만들고 서울형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열겠다는 것이 제 공약이다. 오픈 API를 설명하면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행정 데이터가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행정 데이터에 민간 사업자가 접근할 수 있는 접근권을 오픈해서 주는 것이다. 그게 오픈 API다. 그렇게 하면 서울시의 음식점이 어디에 많이 분포돼 있고 어디에 많이 밀집했는지만 가지고도 각종 민간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다. 그게 다 사업이 되고 수익성이 된다. 사업하는 청년들이 많이 할 수 있다.
 
나경원·금태섭 전 의원 등 범야권 상대 후보와 비교해 자신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이번 선거의 시대정신은 여성과 경제라고 본다.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심판이고 부동산 실패에 대한 심판이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 전문성이 있어야 되고 해법이 있어야 된다. 해법을 남에게 빌려와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오면서 여기에서 실적을 낸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데 저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상당한 실적이 있다. 분양가 상한제 같은 것도 부당한 상한제는 끊임없이 반대해서 유예를 얻어내기도 하고 그 다음에 종부세의 경우에는 집 한 채를 갖고 평생사는 사람들에 대한 종부세는 부당하다고 해서 위헌 소송에서 이겨 환급을 받아내기도 했다. 재건축, 재개발 사업의 경우 제가 있었던 지역에서 63개가 진행이 됐는데 그 중에 39개가 성공했다. 박원순 전 시장을 어떻게든 설득하고 싸워서 원하는 결과물을 얻어낸 실적이 있다. 그게 다른 분들하고는 분명히 차별화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이게 이혜훈의 비교우위라고 생각한다. 경제통이 어쨌든 이번 선거에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당내에서 대권주자 등 중량급 인사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저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굉장히 적절한 말씀을 했다고 본다. 지금 당장 배고프다고 종자씨를 까 먹어버리면 되나. 현재 거론되는 오 전 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우리당 입장에서는 대표 상품들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누가 후보가 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느냐도 중요하다. 공정하게 후보를 선출해내는 과정을 한편의 드라마로 보여드리면 저는 승산이 있다고 본다. 그런 방법으로 도모할 생각을 안하고 대권에 나갈 주자들을 여기에서 희생 시켜 버리면 대권은 어떻게 하나.
 
향후 범야권 경선 있을 경우 응할 의향이 있는지.
 
그 문제는 나중에 우리 후보가 선출이 됐는데 우리 후보보다 훨씬 경쟁력 있는 후보가 밖에 있으면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러나 후보가 없으면 굳이 그 과정은 필요하지 않다. 그것은 그때 가서 생각해 보면 된다고 생각한다.
 
언제든지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인가.
 
그때는 언제든지 응할 수 있다. 막판 단일화가 훨씬 시너지가 있다. 그래야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 저는 그러한 방안이 더 좋은 것 같다.
 
민주당 후보로 언급되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일단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놓고 보면 강점들이 있는 분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분들이 민주당의 틀안에 있다는 게 비극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민주당이 해온 24번의 부동산 정책을 그 어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도 뒤집지 못할 것이다. 저는 민주당 후보들이 틀 안에 갇혀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개인이 아무리 훌륭한 강점을 갖고 있어도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가.
 
우리가 전쟁을 바로 눈앞에 두고 있는데 전쟁을 치루는 사람들이 적 앞에서 분열하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본다. 그것은 자멸이다. 그런데 지금 김종인 비대위가 잘하냐, 못하냐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우리가 적 앞에서 분열하자는 이야기와 등치가 된다. 그래서 어쨌든 지금은 최대한 결집해야 한다. 대신 좀 고쳤으면 좋겠다는 것이 있으면 내부에서 충분히 설득하고 토론해서 수정할 수 있는 것을 보완하는 것이 현명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공정경제 3법 등 정책 추진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하나.
 
제가 원래 경제민주화 실천모임을 김종인 위원장과 오래동안 했던 사람이다. 제가 무슨 답을 줄건지 알 것이다. 공정경제 3법이 오해도 많다. 우리가 하는 경제민주화는 진보좌파들이 이야기하는 경제민주화와 이름은 같을지 몰라도 내용은 다르다. 그 사람들은 재벌 해체를 주장할지 몰라도 우리는 그게 아니라 경제 질서를 공정하게 가져가자는 것이다. 그래서 재벌이라고 하더라도 법을 지키면서 사업을 하고 법을 안 지켰으면 거기에 합당한 불이익을 받고 그렇게 가자는 것이다. 그래야 재벌만이 아니라 소상공인도, 자영업자도, 중소기업도 모두가 균형되게 어우러지는 생태계가 되지 않겠나. 그런 균형된 생태계를 만들자는 것이지, 이게 뭐 재벌을 해체하자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문제가 있을 만한 부분들은 안전판을 걸어가면서 논의하는 게 맞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사실 30대가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는 연령대다. 그런데 주거에 문제가 생기면 생활 전반이 불안하고 흔들린다. 아무 일도 못한다. 제가 15년째 무주택자다. 제가 전세를 사니까 집주인에게 전화가 오면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안 잡힌다. '얼마나 올려달라 그럴까', '언제 나가라고 할까' 이런 게 굉장히 삶 전체를 불안하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이 주거문제와 관련해 젊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 것이 이 정부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오죽하면 그분들이 영끌에 패닉 바이 하겠나. 이제는 월급 모아서 안 되니까 빚을 내야 하는데 지금 오르는 집값 속도를 보면 지금은 빚을 내면 이만큼 되는데 내년에 빚을 내면 그것 갖고는 안 되니까 다들 초조하고 불안에 내몰리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정치하는 사람의 기본적인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월급 모아 내 집 마련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열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서울시장이 해야 할 제일 중요한 책무라고 본다.
 
이혜훈 전 의원이 지난달 19일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정례세미나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과 함께 정책 공약 구상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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