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임대차2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요구권) 시행은 현 정부의 가장 대표적인 부동산 실책으로 꼽힌다.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부동산 임대 시장에 전세매물이 급속도로 줄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주거 불안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임대차 2법이 시행된 지난 7월30일부터 이날까지 서울의 전세매물은 종전 3만8427건에서 1만5275건으로 약 60.2%(2만31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자치구별 아파트 전세매물 감소폭을 살펴보면, 은평구는 1220건에서 284건으로 76.8%(936건) 줄어 25개 자치구 중 가장 크게 줄었고, 이어 서대문구(1377건→350건, -74.6%), 서초구(5357건→1369건, -74.5%), 송파구(3993건→1037건, -74.1%), 광진구(723건→213건, -70.6%) 순을 보였다.
전세매물 품귀현상이 지속되면서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평균 0.14% 오르며 7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구별로는 은평구가 전주(0.12%)보다 0.01% 포인트 커진 0.13% 올랐고, 서대문구(0.11%), 서초구(0.21%), 송파구(0.21%), 광진구(0.12%)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임대차 2법이 시행된 지난 7월30일부터 이날까지 서울의 전세매물은 종전 3만8427건에서 1만5275건으로 약 60.2%(2만31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러한 가을 전세대란은 전국적 현상으로 지난 11월 셋째주(0.30%), 넷째주(0.30%) 전국 전셋값은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번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0.29% 오르며 정부의 11.19 전세대책 발표에도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특히 전세난에 지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대거 매수로 돌아서면서 이번주 전국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0.24%)보다 0.03%포인트 커진 평균 0.27% 올라 통계 작성 이후 8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문제는 이같은 가격 상승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전월보다 8포인트 뛰어오른 130을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주택가격전망 CSI를 조사하기 시작한 지난 2013년 1월(94) 이후 역대 최고치로 1년 후 집값이 더 오를 거란 전망이 커진 것이다. 종전 최고치는 2018년 9월 128이다.
때문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앞에 놓인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는 최악의 전세난 해결이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국토부가 주택 공급과 시장 규제 두 가지 정책 노선을 어떻게 조율해나갈지 최대 관심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간 변 후보자의 과거 발언들에 비춰볼 때 현행 임대차2법을 완화하진 않을 거로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자체도 이미 시장에 혼란 주고 있다. 여기서 임대기간을 더 늘린다면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며 “앞으로 주택 공급이 줄면서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변 후보자는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원장으로 활동하던 지난 2018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임차인 보호를 위해 임대차 기간을 3년으로 바꾸고, 최소 거주기간을 6년(3+3년)으로 늘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임대차2법 시행 후 온갖 부작용이 나오는 만큼 일정부분 수정·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제도 시행 후 전세매물 감소 등 많은 문제점이 있어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제도가 안착해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전세난 해결을 위해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상가 부동산 밀집 지역에 매매, 전세 등 매물 게시판이 비어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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