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집합금지 두고 정부 부처간 의견 온도차
문체부-복지부 의견 엇갈려
헬스장 업주들 불만 '고조'
일부 업주들 '오픈 시위' 이어가기도
2021-01-05 14:52:05 2021-01-05 14:52:05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헬스장과 필라테스 등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이 2주 연장된 것을 두고 관련 업계 업주들 사이에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를 관할하는 정부 부처 사이 이견이 감지되고 있다.
 
업계에선 당장 업주들의 생계가 위태로운 상황으로까지 내몰린 만큼 정부가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제한적으로나마 헬스장 등의 영업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5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실내체육시설업의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방역 업무를 담당하는 보건복지부 사이에는 헬스장 등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두고 미묘한 온도차를 보인다.
 
문체부는 실내체육시설의 제한적 영업 허용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현재 방역 지침에 대한 헬스장 업주들의 불만과 어려움을 잘 알고 있고 이에 따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공감한다”면서 “부분적으로 영업이 재개될 필요가 있어 보이지만 우리 부처의 의지만으로는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의 경우 현재 방역 기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과거 댄스교습소 등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사례를 되풀이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부처 간 이견을 조율 중에 있다”면서도 “업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정부가 부처 간 이견 문제로 미적거리는 사이 현장 업주들의 시름은 깊어져만 간다. 서울 중랑구에서 헬스장을 운영 중인 박 모씨는 “같은 실내체육시설인데도 헬스장은 운영하면 안 되고 태권도장 같은 곳은 운영이 된다고 하니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면서 “지금 문도 못 열고 있고 직원들도 배달 일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헬스장 업주 강 모씨는 “우리도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켜가면서 영업하겠다는데 정부에서 무슨 이유로 영업을 중단시키겠다는 것인지 정확한 이유라도 알고 싶다”면서 “헬스장 이용을 문의하는 분들이 많이 있지만 매번 이용 불가를 통보해야 해 저희도 난감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 업주들은 정부 방역 지침에 항의하는 의미로 헬스장 운영을 재개하고 있다. 이용객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음악과 조명을 켠 채 1인 시위의 성격으로 업주 혼자 헬스장을 지키는 것이다.
 
오성영 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정상 오픈을 한다"며 "수도권에 운영 금지 중인 자영업자 여러분도 모두 다 정상적으로 오픈을 하자"고 이른바 ‘오픈 시위’를 독려하기도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스키장 같은 야외체육시설에서 운동을 하더라도 이동하거나 식사하는 과정에서 감염이 될 가능성도 다분하다”면서 “그럼에도 이번 정부 지침에서 야외체육시설은 영업이 허용되고 실내체육시설은 영업이 금지된 것은 국민들의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4일 서울 용산구문화체육센터 헬스장의 불이 꺼져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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