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국회, '출생통보제' 도입 서둘러 아동학대 막아라"
"출생신고 안 한 것 자체가 방임…더 중한 학대 노출될 가능성 높아"
2021-01-22 16:15:03 2021-01-22 16:15:03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아동 출생 시 의료진이 출생 사실을 국가에 통보하는 '출생통보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22일 촉구했다.
 
인권위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비극적 아동학대 사건이 반복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아동 출생 시 분만에 관여한 의료진에게 출생 사실을 국가기관 또는 공공기관에 통보하도록 하는 출생통보제 도입이 시급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가족관계법)'은 태어난 아동의 출생 신고를 부모가 하도록 규정한다. 이 때문에 출생 등록되지 않은 아동의 숫자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인권위는 지난 2017년 11월 출생통보제가 담긴 가족관계법 개정안을 정부와 사법부에 권고하고 국회에 의견도 냈다. 2019년 5월 '97회 어린이날 국가인권위원장 성명'에서도 출생 신고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인권위는 "아동의 출생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행위를 물리적 방임의 한 유형으로 보면서, 출생 등록이 되지 못할 경우 보호자와 주변 사람들에 의한 신체적·정신적·성적 학대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아동이 그러한 심각한 피해를 당하더라도 국가에서 이러한 상활을 인지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며 "해당 아동이 필수적 예방접종과 적절한 의료조치를 받지 못하는 의료적 방임과 취학연령이 되었음에도 학교에 가지 못하는 교육적 방임의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2019년 '포용 국가 아동정책', 2020년 '제2차 아동정책 기본계획' 등에서 출생통보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은 발표되지 않고 있다"며 "21대 국회에서 아동의 출생통보제 도입과 관련된 가족관계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발의되었으나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2019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대한민국 5~6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 견해에는 출생신고가 부모의 법적 지위 또는 출신지와 관계없이 모든 아동이 출생 직후 등록될 수 있도록 등록 절차를 간소화할 것 등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와 국회가 국내외 요구와 권고를 수용해 출생통보제 등을 조속히 법제화 할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며 "이는 아동의 출생등록이 마땅히 누려야 할 모든 형태의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발달 수준에 맞는 적절한 교육을 받을 권리,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권리 등을 누릴 수 있는 아동인권의 시작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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