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1일 취임식 직전 윤석열 검찰총장을 만났다. 이들이 대면한 것은 지난해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 이후 처음이다.
윤석열 총장은 이날 오전 9시29분쯤 정부과천청사를 방문해 약 10분간 박범계 장관과 대화를 나눴다. 이들의 면담 자리에는 조남관 대검 차장, 심우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과 윤 총장은 취임과 관련한 덕담 수준의 대화를 나눴고, 이달 초 예정된 검찰 고위 고위·중간 간부 인사에 관해서는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9시46분쯤 정부과천청사에서 나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취임 축하 예방을 와서 서로 덕담하고 그러는 거고"라고 말했다. 검찰 간부 인사의 방향성에 대한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 없이 차량에 탑승했다.
앞서 윤 총장은 청사 입장 시 박 장관에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교체를 요구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인사 얘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윤 총장 측이 박 장관 측에 이성윤 지검장 등을 교체해 달라는 취지로 요구했으나, 청와대가 유임 의사를 전달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날 취임사에서 박 장관은 검찰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윤 총장과의 만남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우리 법무·검찰 구성원들과도 수시로 직접 만나 대화하겠다"면서 "오늘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조금 전에 직접 만났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번 주 윤 총장을 별도로 만날 방침이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윤 총장과 검찰 간부 인사에 대한 의견도 논의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박 장관은 지난달 28일 취임 첫 일정으로 서울동부구치소에 출근한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사 문제가 중요한 급선무인 것 같다"며 "현황 파악을 시작했고, 일단 원칙과 기준이 중요한 것 같아 그런 부분에 대해 지금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전 말씀 드린 것처럼 원칙과 기준을 다듬은 뒤에 윤석열 총장과 만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그달 29일 정부과천청사에 처음 출근하는 자리에서도 "인사 관련 부서로부터 전반적인 현황을 좀 들어본 후 나름의 인사 원칙과 기준을 정하겠다"며 "그렇게 되면 내달(2월) 초쯤 나름의 인사 원칙과 기준을 갖고 (윤 총장을) 만나 뵐 수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총장이 엄연히 현존하고 있고, 법상 검사들의 인사에서 보직 제청은 장관이 하고, 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돼 있다"며 "법대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과 윤 총장은 이날 면담 이전에는 지난해 10월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 국정감사에서 마지막으로 대면했다. 당시 이들은 언론사 사주 접촉 의혹과 관련해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법제사법위원이었던 박 장관이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윤석열이 가진 정의감, 동정심에 의심을 갖게 됐다"고 질의하자 윤 총장은 "그것도 선택적 의심 아니냐"면서 "과거에는 저에 대해 안 그러지 않았느냐"라고 반박했다. 이는 박 장관이 2013년 SNS에 징계와 관련해 윤 총장을 옹호하는 내용의 글을 남긴 것을 의미하는 발언이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박범계 장관을 예방한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