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느는데 성과급 왜 줄어" vs "ESG 투자 필요"…SKT 성과급 논란
SKT 노조 "영업이익 20% 넘게 확대됐는데 성과급 대폭 감소 이해 못해"
박정호 사장 직접 나서 구성원과 소통…"모두 만족할 방안 찾고 있다"
2021-02-04 18:40:06 2021-02-04 18:40:06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SK텔레콤이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줄어든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SK텔레콤 노조위원장이 서한까지 보내며 우려를 표하자 박정호 사장이 직접 나서 ESG(환경·) 사회적 책임·지배구조) 투자가 더 필요하다며 구성원 설득에 나섰다.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SK텔레콤 본사 T타워. 사진/뉴시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텔레콤 노동조합은 전환희 위원장 명의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에게 "최근 몇 년간 구성원들은 매해 조금씩 줄어가는 성과급에도 회사 실적 악화로 인한 것으로 생각했다"며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성과급을 많이 기대하고 있던 상황에서 큰 폭으로 줄어버린 성과급에 대해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SK텔레콤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성과급을 현금과 주식 중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주주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노조 측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지급될 주식 가치를 기준으로 예측했을 때, 올해 성과급이 지난해보다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급이 감소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3일 SK텔레콤의 공시에 따르면 2020년 매출액은 18조6237억원, 영업이익이 1조349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 21.8% 증가했다. 
 
이같은 상황 속 노조는 성과급의 예측 가능성과 객관성,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실적과 성과급의 상관관계를 공개하고 전사 성과급 평균 금액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대다수 구성원이 평균 금액에 미달하는 기존 방식의 성과급 체계를 전면 개편해 달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힘든 여건에서 최선을 다한 구성원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겸 SK하이닉스 부회장. 사진/뉴시스
 
박정호 사장은 이날 관련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임직원과 온라인 소통의 자리를 마련했다. 박 사장은 "ESG 경영으로 제고한 사회적 가치가 잘 반영이 안 되고 있다"며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ESG 경영 가속화와 재무적 성과 확대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의 설명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빠르면 이달 안으로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텔레콤이 SK그룹 내 중간 지주사로 전환하는 것이 지배구조 개편안의 핵심이다. 문제는 지난해 말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서 지주사 전환이 올해를 넘길 시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을 약 10%p 늘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점이다. 결국 SK하이닉스 지분 추가 매입 부담을 피하고자 SK텔레콤이 인적분할과 지주사 전환을 서두르면서 관련 비용이 필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 사장은 "(기업구조 개편을) 기업가치 제고 방안으로 검토 중이나 현재 결정된 바는 없다"며 "진정성을 갖고 구성원·주주·회사 모두 만족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본인부터 최선을 다하겠다"며 "회사의 성장과 발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더욱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앞서 SK하이닉스도 지난 2020년 5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고도 성과급을 연봉의 20% 수준으로 책정하면서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최태원 SK 회장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 30억원을 반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논란은 사라지지 않았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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