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금융지주 수익에 직결되는 기준금리가 내년 초까지 동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올해 실적도 맑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반기 소상공인 이자상환 유예가 마무리되면서 규제 부담이 줄어드는 데다 비은행 계열사 확대를 통한 몸집 불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돼서다.
16일 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 실적발표 자료를 종합하면 이들이 쌓은 지난해 대손충당금은 총 4조7030억원으로 전년 3조1094억원 보다 51.2%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선제적 손실비용 반영과 이자유예대출 잔액이 금융지주별 2500억~3900억원(4분기 말 기준) 수준인 점이 충당금 증가에 영향을 줬다.
증권가는 특히 이자유예대출 잔액에 주목했다. 이자유예대출은 부실구분이 어려운 '깜깜이 대출'로 인식되고 있기에 향후 예상하지 못한 비용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지난해 금융지주들이 보수적인 관점에서 비용반영을 적극적으로 실행하자 시장은 우려를 상당부분 완화했다는 평가다. 잠재 부실에 대한 걱정이 줄어들면 남는 자본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고, 공격적인 성장전략 실행이 수월해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4분기 금융지주의 건전성 관련 지표들이 확연히 개선된 것처럼 일단 보수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면서도 "예상보다 이자유예 관련 잠재리스크가 적고, 이른 백신 보급에 경기 안정이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어 충당금이 일부 환입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비은행 부문 금융사 인수합병(M&A)으로 규모 확대 움직임을 지속하는 점도 전망을 밝게 한다. 지난해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은행과 비은행 수익 균형을 맞춘
KB금융(105560)지주는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했고,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증권, 카드, 캐피탈 계열사 호조세에 힘입어 역대 최다 실적을 기록하는 등 시장변화가 잦아질수록 이익체력 확대에 대한 의지는 커지는 양상이다.
신한금융지주(
신한지주(055550))는 올 초 손해보험사와 생활밀착형플랫폼(TODP) 테크기업 중심의 M&A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17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손보사만은 보유하지 않고 있다.
우리금융지주(316140)는 올해 계열사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높다. 서영수 키움증권 수석연구원은 "연내 내부등급법 추가 승인이 예상되며 M&A는 보다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반면 우선순위로 뒀던 증권사 인수가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매물이 감소한 건 변수다.
핵심 계열사로 자리하는 은행은 수익 전망이 안갯속이다. 기준금리는 미국 경제정책과 국내 선거 이슈가 맞물리면서 내년 초까지 동결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정기예금 관련 이자 비용을 비롯해 조달금리 하락 현상이 지속하면서 비용 측면에선 긍정적이나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출 성장이 둔화하는 점은 악재다. 예상 대출 증가 폭이 줄면서 증권가에선 올해 은행 수익성은 예대율 관리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은행은 예대율 1%포인트당 주요 수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가 최대 0.02%포인트가량 등락할 것으로 점쳤다.
규제부담 감소와 비은행 확대세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올해 금융지주 순이익이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른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각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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