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정성욱 기자] 정부가 전국의 만 3세 아동을 전수 조사한 결과, 총 4건의 아동학대 사실이 드러났다. 올해 두 번째 전수조사에 나선 보건복지부는 학대 피해아동에 대한 ‘분리조치’와 ‘가해자 수사요청’ 등의 보호 조치에 들어갔다. 아동 전문가들은 ‘제2의 정인이 사건’을 막기 위해 모든 기관이 함께 더 촘촘한 조기발견 시스템을 고민해야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특히 위기 아동 조기 발견 시스템인 ‘e아동행복지원시스템’ 등 기존 정책부터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또 학대가해자로부터 ‘즉각분리’ 후 발달·심리검사 등 아동을 충분히 보호할 사후 관리에 대한 중요성도 제시하고 있다.
21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만 3세 아동 3만4819명의 전수조사(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결과에 따르면 총 5건의 아동학대 의심사례 중 4건의 학대 사실이 발견됐다. 이는 지난 2019년(2만9084명)과 비교해 19.7% 증가한 규모다.
만 3세 아동 소재·안전 전수조사 결과. 표/뉴스토마토
4명의 아동 학대는 방임 2명, 신체 1명, 중복 1명으로 드러났다. 이 중 1명은 부모와의 상담 후 원가정보호 결정이 내려진 상태다. 나머지 3명은 분리 조치됐다. 또 아동의 소재 파악이 어려운 8건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로 안전이 확인됐다.
아동 전문가들은 아동학대의 발생 원인이 부모의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된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에 대한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아동학대가 발생하는 이유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부모의 양육 태도와 기술 자체가 취약하기 때문"이라며 "가정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아동학대는 부모가 아이의 행동과 태도를 성인과 똑같다고 착각하면서 발생한다"고 언급했다.
제2·3의 정인이 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가정 내 아동학대는 조기 발견을 후 더 심한 상태로 진화되고 않도록 중간 개입이 필요하다"며 "이는 경찰, 복지부, 지자체 등이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정부에서 내놓는 대책이 전부 아동학대 사건 발생 이후 발표한 것들"이라며 "위기 아동 조기 발견 시스템인 'e아동행복지원시스템' 등 기존 정책부터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스템이 없어서가 아니라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담당자들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아동학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내달 시행할 즉각분리제도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즉각분리제도는 지자체가 피해아동에 대한 보호조치를 할 때까지 아동일시보호시설·학대피해아동쉼터에 입소시키거나, 적합한 위탁가정·개인에게 일시 위탁하는 제도다.
공 대표는 "즉각분리제도가 시행된다고 해도 아동을 보호할 충분한 시설이 마련돼 있는지부터가 의문"이라며 "분리 후에는 아이의 건강검진부터 발달·심리검사 등도 진행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장기보호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최종균 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만 3세 아동을 포함해 학대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3세 이하 영유아 조기 발견을 위한 영유아 대상 기획 발굴과 학대위기아동의 피해 예방을 위해 홍보를 강화하겠다"며 "관계부처와 협력해 필요한 대책을 적극 추진해 더 이상의 아동학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전국의 만 3세 아동 3만5000여명을 전수 조사해 총 4건의 아동학대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입양부모의 살인죄 및 법정 최고형 선고를 요구하는 시위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정성욱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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