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누가 품을까…요동치는 M&A시장
쿠팡 상장으로 이커머스 몸값 상승…흥행 예감에 후보군 관심 ↑
2021-03-09 16:48:25 2021-03-09 16:48:25
사진/이베이코리아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미국 상장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쿠팡과 함께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오면서 인수전 결과에 따라 업계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베이코리아를 품는 업체는 단숨에 선두로 올라설 수 있어 시장 지배력 차원에서 업계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는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를 통해 오는 16일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롯데·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과 사모펀드(PEF)들을 포함해 네이버·카카오 등 대형 테크 기업도 인수를 검토 중이다. 
 
5조원으로 거론되던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에 당초 '과도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으나, 쿠팡 상장으로 국내 이커머스 기업의 기업가치도 재평가받는 추세로 바뀌었다. 적자상태인 쿠팡과 달리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있는 것도 매력으로 꼽힌다. 다만, 수수료로 돈을 버는 수익 구조의 한계와 최근 들어 주춤한 성장세로 투자 매력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롯데그룹은 자체 이커머스 롯데온(ON)을 야심 차게 선보였지만,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세 속에서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점유율로 확실한 네이버·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이베이코리아의 오픈마켓 플랫폼과 풀필먼트 플랫폼 '스마일배송' 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현재 이커머스 사업은 이훈기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이 지휘하고 있으며, 롯데지주에 오기 직전 롯데가 KT로부터 인수한 롯데렌탈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M&A와 신사업 발굴에 나서는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다만, 실적 악화와 대규모 순손실로 현금 여력이 부족해 경쟁업체와 자금력에서 밀려 인수를 완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통합 온라인몰SSG닷컴의 오픈마켓 전환을 앞두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나서는 강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SSG닷컴은 지난해보다 37% 성장한 2조9236억의 거래액을 달성했으나, 취급 품목 수는 1000만여개 정도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 옥션, G9 등 다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어 상품라인업 확대와 신규 이용자 유입에 톡톡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쇼핑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카카오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업계 2위로 올라서며 네이버와 쿠팡의 양강구도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카카오커머스의 지난해 거래액은 지난해 대비 64% 성장했으나, 카카오톡 내 '선물하기' 거래액 비중이 높고 거래액 규모도 약 4조원대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 시 비즈보드에서 카카오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유입 효과가 커져 이커머스 거래 금액 증가뿐 아니라 카카오톡의 광고 단가를 향상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사모펀드(PEF) 업계에서는 풍부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는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유력 후보다. 최근 오픈마켓 진출을 선언하며 온라인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홈플러스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네이버도 사모펀드를 앞세워 출자자(LP) 형태로 매각전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높은 매각가와 인수 뒤 바뀐 판도에서 불확실성을 떠안게 되는 부담이 존재한다"라면서 "유력 원매자들은 실사 과정에서 눈치싸움을 벌이다가 실제 본입찰에서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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