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올해 테슬라 ‘모델Y’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 다양한 전기차들이 쏟아지고 있다. 당초 전망보다 전기차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사전계약 첫날에만 2만3760대를 기록했다. 이달 4일에는 3만5000대를 돌파하면서 올해 판매목표(2만6000대)를 이미 넘어섰다. 기아는 지난 9일 브랜드 최초 전용 전기차 EV6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V6는 이달 말 온라인을 통해 세계최초로 모습을 드러내며, 국내에는 오는 7월 출시될 예정이다.
사전계약 첫 날에만 2만3760대를 기록한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
테슬라도 지난달 모델Y를 국내에 선보였고, 인기차종인 모델3 롱레인지 트림의 가격을 인하했다. 그 외에 메르세데스 벤츠는 ‘EQA’와 ‘EQS’, BMW는 ‘iX3’, 폭스바겐은 ‘ID.4’, 한국지엠은 ‘볼트 EUV’, 제네시스는 ‘JW(프로젝트명)’ 등을 앞세워 전기차 경쟁에 가세한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 전기차는 2018년까지 총 5만5843대가 보급됐다. 2019년에는 3만5080대, 2020년에는 4만4000대가량 증가하면서 지난해까지 누적 보급대수는 13만5000대 수준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올해 전기차 신차들이 등장하면서 20만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보급대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전기차 차주들의 충전 불편은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충전기 수는 2018년까지 2만7352기에서 2019년 1만7740기, 2020년 약 1만8000기가 신규 설치되면서 6만3000개 수준으로 확대됐다.
급증하는 전기차에 비해 충전 인프라 구축이 더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사진/뉴시스
충전기 1기 당 전기차 보급대수는 2018년 2.04대에서 2019년 2.03대, 2020년 2.14대로 큰 변동이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충전기의 숫자도 중요하지만 비공용으로 사용되거나 접근성이 낮다면 의미가 없다”면서 “고속도로 휴게소나 이동 거점 등에 충전기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올해 92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급속 충전기 2800기, 완속 충전기 3만기 등 총 3만2800기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올해 전기 승용차 7만5000대, 전기 화물차 2만5000대 등 환경부가 올해 10만대 전기차 보급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오히려 충전기 1기 당 2.45대 수준으로 증가하게 된다.
EV 트렌드 코리아 설문결과 전기차 구매 시 고려사항으로 충전소 설치와 주행거리가 각각 29%로 1위에 올랐다. 사진/EV 트렌드 코리아 조직위원회
전기차 구매 결정에 있어 충전 인프라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지난해 8월 국내 전기차 전시회인 ‘EV 트렌드 코리아’가 성인남녀 158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기차 구매 시 고려사항은?’ 설문에서 충전소 설치와 주행거리가 각각 29%로 1위를 차지했다. EV 트렌드 코리아 관계자는 “주행거리의 경우 2019년 설문에서는 45%로 가장 많은 응답을 얻었다”면서 “전기차 모델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고객들이 충전 인프라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은 “올해 전기차 모델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충전기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인프라 구축은 물론 전기차 충전과 관련한 비즈니스 모델 활성화 등 정부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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