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9200원 입니다. 신용카드는 앞에 넣어주세요. 박영선입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5일 0시 첫 유세 일정으로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씨유(CU) 홍대 센터점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품이 넓은 편한 츄리닝 바지에 파란 목도리를 한 박 후보는 편의점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용 조끼를 입고 아르바이트 업무를 배웠다. 아르바이트 직원은 마치 새로온 직원에게 업무를 가르치듯 물건 진열 방법을 일러줬다. 박 후보는 아르바이트 직원의 말에 따라 유통기한이 긴 제품을 맨 뒤로 배치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5일 0시 첫 유세 일정으로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씨유(CU) 홍대 센터점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사진/박 후보 캠프 제공
이어 20대 대학생인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몇 시까지 일하는지, 월급은 얼마인지 등을 묻기도 했다. 밤 11시부터 아침 8시까지 일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이 직원의 상황을 찬찬히 듣던 박 후보는 “힘들 것 같다”고 가슴 아파했다. 이렇게 한달을 꼬박 벌어 아르바이트 직원은 월세 50만원, 식대 등 기본 생활비로 지출한다고 했다.
박 후보는 "제가 시장이 되면 서울시에서 20만원씩 월세를 지원해주는 정책을 할 생각인데 도움이 될까요"라고 묻자, 직원은 "도움이 많이 된다"고 활짝 웃어 보였다.
이날 박 후보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6명의 손님이 편의점을 찾았다. 6번째로 방문한 대학생 홍준기(20대·홍대) 씨는 "화이팅입니다"고 말하며 박 후보와 주먹 인사를 나눴다.
약 50분간 아르바이트를 마친 박 후보는 편의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로 제일 힘드신 분들이 소상공인, 자영업자 청년들"이라며 "시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고 시민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는 그런 민생 시장이 되겠다는 메시지를 드리기 위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직접 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물건을 팔아보니 1인 가구 위주의 물품이 다양하게 팔렸다. 1인 가구를 위한 도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도 느꼈다"며 "점주분에게는 스마트 상점과 무인 스토어 확산을 건의했다. 밤에는 무인으로 가게가 돌아가고 낮에는 알바생 시간을 줄이는 대신 밤에 올라가는 매출 만큼 조금 더 지불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의 이 같은 제안을 듣고 점주가 '그런 정책은 해야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웃어보였다.
앞으로 13일간 펼쳐질 선거 운동 계획을 묻자 박 후보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그는 "선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이번 선거는 서울의 미래와 희망을 줄 후보와 과거 10년 전 낡은 행정과 시대에 맞지 않은 사고를 가진 실패한 시장과의 대결 구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서울시민을 만나서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희망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겠다"고 강조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5일 0시 첫 유세 일정으로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씨유(CU) 홍대 센터점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사진/박 후보 캠프 제공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